2018년 5월 20일 일요일

미혼모

서구 출산율의 절반에 가깝게  미혼모의 출산인데도 아직 모든 출산정책을 결혼부부 위주로 생각하는 게 안타깝다.  결혼했다고 모든 부부가 아이를 낳는 것도 아니고 결혼과 출산을 동일시할 수 있는 시대도 아니거늘 오직 기혼자의 입장에서 출산정책을 설계하니 출산율이 늘 리 없다.
해외유학도 많이 다녀오는 고위공직자 입장에서 서양의 비혼출산 약진을 모를 리 없다.  다만 마음 속 깊은 씹선비 마인드가 발상을 전환을 가로막고 있을 것이다.

2018년 5월 19일 토요일

공감하기 어려운 것들

1. 블랙리스트
사내 블랙리스트를 만들었다고 해고된 mbc 아나운서와 카메라기자는 필시 부당해고로 소송을 하기 바란다. 
뚜껑을 열고 보면 별거 아닐 가능성을 프락치로 몰았을 가능성도 분명 있다. 
과연 어느정도의 혐의를 그렇게 몰상식하게 포장했는지 궁금하다.  아마 처음부터 해고할 생각은 아니었고 지속적으로 망신만 줄 심산이었는데 배현진이 뛰쳐나가 자한당에 입당하고 MBC의 모순을 이야기하자 이왕 이렇게 된 거 핵심멤버들은 짤라야겠다 라고 생각한 것 같다. 
법원 역시 정치적이지만 그래도 해고를 다투는 사안에선 다소나마 노동자의 편을 들어줄 수도 있다.  이 경우는 현 경영주가 전 노동자들을 적폐로 몬 사건인데 경영주 편만 든다?  적폐 만들기에는 원칙 따윈 없는 것이다...
또한 해고와 별개로 사측에 손해배상도 청구해야 한다.
자신들의 예전 보도영상에 어묵이란 비하를 엮어 보도했기 때문이다. 누가 보면 자신들이 이영자 씨를 어묵에 비유해 보도했다고 오해할 수 있다.  자신들도 과거 영상에 이영자씨를 엮은 피해자인데도 사장이란 사람은 이영자씨에게만 사과하고 직원들에게는 전혀 사과하지 않는다...  어쩌면 이런 취급 당해도 싸다는 인식이 있어서일까...
근데 '그래도 싼 사람'은 본래 없는 법이다...

2. 몰카 시위
우리나라의 몰카범죄가 그렇게 심각한가?   잘 모르겠다. 인터뷰 중 어떤 여성은 몰카 두려움 때문에 공중화장실 가기 겁난다고 하는데. 

난 지저분해서, 담배 냄새 때문에, 가기 싫었던 공중화장실은 있었어도 몰카 두려움 때문에 공중화장실을 꺼린 적은 없는 것 같다. 
아마 지하철 같은 공용시설보단 여관, 노래방, 술집 등 은밀한 공간에서 몰카가 더 성행하지 않나 싶네.   그런 데 갈 일이 없으니 알 리가 있나. 
하긴 마흔 넘은 무늬만 여자와 20대가 대부분인 여자들과의 공통점을 찾기는 남녀의 공통점 찾기보다 더 어려울지도 모르겠다. 
그러고 보면 남녀평등을 부르짓는 자들도 참 편파적인 게 오짓 젊은여상들이 반응하는 사안에만 열성이다. 
가장 여혐이 극에 달했던 사건은 바로 박근혜의 탄핵시기였다는 걸 이들이 인정할지도 모르겠다.  이 시기 사람들이 보여준 비열한 각종 의혹제기-  최태민과 박근혜의 부정을 기정사실화한 내용과 정유라가 자식이라는 둥 관저에서 섹스파티를 했다는 둥  - 이런 헛소문에 대해서 왜 여혐이란 말이 없는지 의문이다.


3. 인내심에 대한 정당한 평가
여성들의 인내력은 재평가되어야 한다. 여성특유의 섬세함으로...이런 표현은 특정성별에 대한 고정관념을 늘릴 수 있는 상당히 문제가 있는 표현이고 동의할 수 없지만 여성들의 인내심과 균질성은 더 평가받아야 할 것이다. 
그럼 남성은? 남자들은 그들간 약육강식논리가 강하게 작용한다. 잘난 사람은 한없이 잘났고 못난 사람은 끝없이 못났다. 여성들이 중상위에 몰린 반면 남자들은 최상위와 최하위에 몰려있다. 
단 그런 습성이 남자들의 창조성을 강화시켜준다. 위대한 예술가들 중 남자들이 압도적인 걸 꼭 여성차별의 결과로 해석할 순 없을 것이다.

2018년 5월 12일 토요일

봄날의 독서

4월말에서 5월 초 읽었던 책 요약.  별 다섯 개 만점으로 내맘대로 별점테러를 해 봤다.

1. JAZZ IT UP : 별 세 개
남무성이 지은 재즈역사의 큰 인물들 요약 만화책.
예전 강모림이 그렸던 재즈 만화책 JAZZ PLANET 과  비슷하다.   물론 책 특성상 비슷한 그림체와 필체가 비슷할 수도 있다는 생각은 들지만  왠지 강모림 씨 책이 원조같은 느낌은 어쩔 수 없다.  강모림 씨 책은 그닥 팔리지 않았지만 팝평론가로서 이름이 있는 저자의 이 책은 어느 정도 팔렸을 것 같다.  배철수의 음악캠프에서 퀴즈 선물로도 줬으니. 
무라카미 하루키의 Portrait in Jazz 와도 비슷한 느낌이다.
이런 류의 요약 책들은 역시 다 비슷한가...

2. 슬픈 인간 : 별 다섯 개
  1900년대 초반 활동했던 일본 유명 작가들의 수필을 엮은 책.
  대동아공영권이다 전쟁이다 일이 많았던  20세기 초반이었지만 예술가들은 역경 속에서 꽃이 피는지, 그들의 글은 섬세하고 사려깊다.  인상깊었던 수필들 몇 구절을 적어본다.
 
아쿠다가와 류노스케의 수필 '피아노' 중
p. 39 ... 나는 길가로 나가 다시금 그 페허를 돌아보았다.  그제애 슬레이트 짖붕 사이로 자란 밤나무 한 그루가 비스듬히 피아노 위로 가지를 뻗은 모습이 보였다.  그건 아무래도 좋았다.  나는 그저 명아주 수풀 속 피아노를 응시했다.  작년 대지진 이후 아무도 모르는 소리를 간직한 피아노를.

아쿠다가와 류노스케의 수필 '귤' 중
p. 45. ... 맘이 들뜰 만큼 따스운 햇살에 물든 귤 대여섯 개가 배웅하는 아이들 머리 위로 이리저리 흩어져 내렸다.  나는 엉겁결에 숨이 멎었다.  순식간에 모든 게 이해됐다.  이 아이는, 아마도 남의 집 식모살이를 하러 떠나는 이 아이는, 품속에 넣어온 몇 개의 귤을 창밖으로 던져 애써 건널목까지 배웅하러 나온 남동생들의 노고에 보답한 것이구나...
... 그 애는 벌써 내 앞자리로 돌아와 변함없이 살갗이 튼 뺨을 연두색 털목도리에 파묻고는 커다란 보퉁이를 감싸 안은 손에 삼등열차표를 꼭 쥐고 있었다.
  그 순간 나는 비로소, 뭐라 말할 수 없는 피로와 권태를, 이해할 수 없고 비루하고 따분한 인생을, 다소나마 잊을 수 있었다.


다카무라 고타로 '촉각의 세계'중
p. 108.... 조각가가 당신을 파악한다고 할 때, 그것은 당신의 나체를 파악함을 의미한다.  인간끼리는 의외로 서로의 벗은 몸을 잘 모른다.  정말이지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많은 것을 껴입고 산다.  조각가는 부속물을 모두 떼어낸 당신 자신만을 보고자 한다. 


고바야시 다키지 '감방수필' 중
p. 155.  쇠창살 낀 창문 너머로 하늘을 보는데, 푸른색이 점점 말라가나 싶더니 이내 도쿄에 겨울이 찾아왔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도쿄의'겨울이고 훗카이도에서 이십년 이상 산 내게는 겨울이라는 느낌이 조금도 들지 않았다.  ...
... 인간은 가을이 오면 독방에 앉은 자기 모습을 처음으로 거울에 비춰 보듯이 진지하게 주변을 둘러보게 된다.
p.  160~161.  ... 언젠가 목욕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 간수의 눈을 피해 그의 독방문을 두르리며 '괜찮나, 아픈 데는 없나?'하고 물었다.  그러나 안에서"괜찮소" 조선인답게 또록또록한 발음으로 대답을 해준 적이 있었다.  그 옆방 동지가 이불을 꺼내며 무슨 말인가를 했다.  문득 귀를 쫑긋 세우고 들으니, 이불만 시켜주지 말고 인간도 햇볕을 쬐게 해달라고 요구하는 게 아닌가.  나는 엉겁결에 미소를 지었다.  그는 내가 아까 한 말을 듣고 곧바로 조직적으로 뒤를 이어준 것이다 !  "뭐야 아까 18번방이 하는 소릴 들은 거냐? 니들한테 진짜 질렸다"  보라! 나는 생각했다.  동지란 이런 것이다 !  나는 발로 바닥을 쿵쿵 구르며 응원했다.

하야시 후미코 '나의 스무살' 중
p. 192...  무엇이 될까 무엇을 할까 그런 생각도 없었습니다.  육친과 멀리 떨어져 도시의 귀퉁이에서 일하던 저는, 그즈음 무엇을 생각하며 살았는지 조금도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딱히 연애도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무척이나 외로운 생활을 했다는 것만큼은 그무렵 일기에 꽤나 소녀다운 감성으로 쓰여 있어서 혼자 웃음이 납니다. 

하야시 후미코 '저는 인간을 좋아합니다' 중
p. 198...  하지만 어찌됐든 저는 살아 있습니다.  그리고 격렬했던 기억이 점차 바래가는 일본 땅 위에 멍하니 서 있습니다.  싸움에 패한 쇠락한 동족이 부지런히 살아가고 있는 한, 저도 하루빨리 이 허무의 세계를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은 하는데 작가로서 제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도무지 모르겠습니다.  이 길고 불행한 전쟁을 다른 사람들처럼 그저 쉽게 잊을 수만은 없는 제가 비극적으로 느껴집니다... 저는 이 전쟁을 평생 잊을 수 없을 것입니다...


3. 영화를 찍으며 생각한 것 - 고레에다 히로카즈 영화자서전 : 별 다섯 개
  영화자서전인만큼 자신이 영화를 찍으면서 느꼈던 감정들이 압축되었다.    히로카즈 감독은 작품들만큼 솔직하고 매력적인 인물이란 생각이 든다.  여기서도 몇 개를 적어둔다.

p.  32~45.  원더풀 라이프
"지금 그 자리에서 생성되는 것을 찍어 나가자."
... 그래서 두 번째 영화는 유럽인이 바라는 전형적인 일본영화와는 정반대로 만들자는 몹시 비뚤어진 생각을 했습니다.  에른스트 루비치 감독의 <천국은 기다려 준다> 라는 죽은 남자가 염라대왕을 상대로 자신의 인생을 이야기하는 매우 도회적이고 세련된 코미디가 있습니다.  저는 그 영화를 떠올리며 천국의 입구를 무대로 하는 일번적 정서와 무관한 작품을 만들자고 생각했습니다... 그 영화가 원더풀 라이프입니다. 

p. 145~157 .  망각
... 이를 테면 제 어머니가 추억으로 이야기하는 전쟁을 도쿄 대공습 뿐이었습니다.  "욕심부리지 말고 타이완과 한국만으로 그쳤다면 좋았을걸.  그랬다면 지금쯤은..."하고 주눅 들지도 않고 말하는 어머니에게는 명백하게 피해 감정밖에 없습니다. 
  이는 아버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아버지는 식민지 타이완에서 나고 자랐는데 타이완 시절의 행복했던 청춘기 이야기와 중국에서 패전을 맞이하여 시베리아로 억류되어 강제노동을 한 이야기밖에 하지 않았습니다.  그 사이에 중국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본인이 무엇을 했는지)는 결국 말하지 않았습니다.
  개인의 수준이 이러하니 당연히 일본사 자체도 그런 형태를 취하겠지요.  가해의 기억은 없던 셈 치거나 다들 그렇게 했으니까라고 정색하거나 불문에 부칩니다.  즉 나라 전체가 잊는 방향으로 향하는 것입니다...

p. 158~ 178.   하나
... 혹은 저는 디스턴스 망각 하나 세 작품을 통해 의미있는 죽음과는 대조적인 것을 그리려 모색했다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 저는 사실 그다지 의미라는 형태로 삶을 인식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삶에 의미를 부여하면 그 이면에서 의미있는 죽음 의미없는 죽음이라는 사고방식이 나올 둣한 느낌이 들기 때문입니다.  그건 위험한 것 같아서...

p. 296~ 317  그때였을지도 모른다.  텔레비전에게 '나'란 무엇인가.
... 가끔 어째서 텔레비전을 하세요 라는 질문을 받는데 그러면 저는 뜻밖의 만남이 텔레비전의 매력이라고 생각하니까요 라고 대답합니다.  돈을 내고 극장으로 보러 간 작품만이 사람의 마음에 남는 것은 아닙니다.  우연히 보고 강렬한 인상을 받아서 그후의 인생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 텔레비전 방송이 사람마다 몇편쯤 있지 않을까요...

2018년 5월 9일 수요일

미혼중년들이 쏟아진다

70년대 중후반생부터 평생 미혼인 여성들이 쏟아지고 있음을 느낀다. 딱 내 세대부터이다.   나같은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는 건 안도해야 할 일인가? 이미 이런 상황을 겪었던 일본에서 독신여성들의 빈곤문제가 회자되는 걸 보면 머지 않아 처치곤란한 나같은 여성들이 사회문제화되리라는 걸 충분히 예측가능하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나도 모르는 새 골치아픈 존재가 되는 것이다.   지금은 직장을 다니고 있으니 그나마다행이지만...그래 직장을 퇴직한 후 진짜 문제가 시작되는 것이다. 
    이제까지 많은 학자들은 결혼 이혼과 재혼 사별까지는 생각해봤어도 나같이 성직자도 아니고 예술가도 아닌데 어쩌다 보니 독신들이 대량 탄생할 거라는 건 쉽게 예측하지 못했음이 분명하다.
나역시 이런 삶은 예측하지 못했다. 나이들면 누군가가 나를 선택하고 또는 내가 선택해서 얘가 있건 없거 둘이 살아갈 거란 막연한 생각이 깨진 건 서른 일곱을 넘기면서부터였다.
이대로 세월을 더 넘긴다면 내추럴 본 솔로의 삶에 대해 한번 써볼 창이다. 아무도 이러한 종류의 삶에 대해 쓰지 않으니 나라도 써봐야겠다.

2018년 5월 8일 화요일

요양병원 또는 자택

어버이날이었던 어제 회사 일 때문에 요양병원에 갔다.  평균연령 80세의 노인들이 침대 위에 누워 천장을 바래다보고 있었고 그들 가슴에는 병원에서 달아줬을 시든 카네이션이 달려있었다.   그걸 보니 진짜 기분이 이상했다.   내가 늙어 저 침대에 누워있고 병원관계자들이 내 의사는 안 물어보고 카네이션을 달고 간다면? 한번도 어버이였던 적 없었던 내 기분은 진짜 이상할 것이다. 하지만 막상 꼬장꼬장한 노인네처럼 보이기 싫기에 그냥 내 몸에 큰 해가 없는 한 내몸에 무슨짓을 해도 받아들일 수 밖에 없을 것도 같다.
삼십오년에서 사십년 후 아마 나는 큰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될 것이다.
취사와 개인위생의 어려움을 감수하고 집에 홀노 사느냐 얼마 안 될 돈을 갖고 요양원에 입소해서 남들이 날 험하게 대하는 꼴을 그냥 참고 사느냐 하는 현실적인 선택 말이다. 하기야 그것도 어느정도 사리분별이 가능할 때 얘기이지 치매라도 생기면 강제입소대상이 될지도 모르는 것. 무정한 세상이다.


2018년 5월 5일 토요일

마장호수

휴일을 맞아 마장호수 출렁다리를 다녀왔다



차없인 갈 수 없는 거리였기에 우리집 유일한 오너 드라이버 작은언니의 인솔 하에 부모님과 나 언니 그렇게 네 명이 다녀왔다.
여기 갔다 벽초지 수목원도 갔었는데 거긴 생각보다 별로였다. 어쩌면 이미 마장호수에 간 걸로 충분히 피곤했는지도 모르겠다.
이제 하루에 두군데 이상 다니는 건 힘들다. 하루 한군데만 가야 하는 저질체력이 되다.  그러나 이번 기회로 나의 정확한 체력을 알았다는 것 하나로도 나름 의미가 있다.


2018년 5월 4일 금요일

우박

출장갔다 오는 길 지하철에서 내리자마자 뚝뚝 우박이 떨어졌다. 전혀 아름답지 않고 맞으면 아픈 우박이 우산 위로 무겁게 내려앉았다.

어렸을 때 즐겨먹었던 싸구려 아이스바 폴라포와 비슷하기도 하고 누렇고 지저분한 편도결석같단 생각도 들었다.

비나 눈은 시원하거나 아름답지만 우박은 전혀 그렇지 않다.  불길함의 상징같다.  나비인 줄 알았으나 나방인 걸 깨달았을 때 소나기인 줄 알았지만 우박인 줄 알게 된 때와 비슷한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