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1월 26일 금요일

허트 로커

익숙한 영화를 보고 또 보고 하는 건,
그 영화의 특정 장면이 좋아서이기도 하고
그 영화의 어떤 면이 사로잡혔기 때문일 것이다.

난 이 영화처럼 전쟁영화를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화면전환이 느린 영화를 좋아하는 것도 아니지만

이 영화의 주인공을 적어도 심정적으로는 이해할 수 있었기에 가끔 영화를 보며 동질감을 느끼곤 한다.

스트레스테스트

날 싫어하는 직원 옆에서 근무하는 건 참 힘든 일이다.
견디기 힘들다, 라는 말은 쉽게 쓰고 싶지 않다.
적어도 생계에 위험을 느끼는 연평도 주민이나 살기 위해 장기를 팔아야 하는 사람들도 있으니까...
그런 점에 비해서는 조족지혈이지만...

내 옆 자리 P양은 마치 나를 대상으로 스트레스 테스트를 하는 것만 같다.

이왕 할 테스트면 과장이나 부장을 대상으로 하지,
만만한 나를 대상으로 하는 건 또 뭐람...

2010년 11월 24일 수요일

안타까움

어제 퇴근무렵 티브이에서 연평도에서 불길이 치솟고 있는 걸 보고 깜짝 놀랐었는데

오늘 오후엔 왠 엠블런스 두 대가 회사 앞 정문 앞에 지키고 서 있는 것이다.

왜 그럴까 옆 직원에게 물어보니

7층 어떤 사무실(또는 가정)에서 한 남자가 목을 매 숨져있는 게 오랜 시간이 지난 후 발견되어 경찰서와 병원에서 온 엠블런스라고 한다.

참... 연예계 11월 괴담만 존재하는지 알았는데

전국적인 11월 괴담이 도는 느낌이다.

2010년 11월 21일 일요일

세 가지 생각

1. 사실주의
주말 동네 도서관에 갔다가 르네마그리뜨의 화집과 프란시스 베이컨의 화집을 천천히 들여다 보았다.
두 작가 모두 불세출의 화가이니 뛰어난 작품인 건 알고는 있었으나... 이들의 그림 또한 사실주의의 또다른 발현일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꼭 아름다움이란 단어로 표현되지 않는, 이상한 열정에 사로잡히게 하는 그림들이다.
항상 사람 얼굴이 마치 화상 입은 환자처럼 일그러진 모습이거나 고깃덩이리를 생각하게 만드는 프란시스 베이컨의 회화.
풀잎이 비둘기로 변하기도 하고 사람들이 떠다니기도 하고 흰천으로 얼굴을 감싼 무서운 여인들의 외로움이 담긴 그림...

예전에는 이들의 작품이 어떻게 분류되었을지 모르겠지만 요즘같은 현실에선 이들 작품이 "리얼리즘"이란 표현 아래 수렴될 수 있지 않을까.

잔인한 현실, 괴로움, 보고 있어도 내가 보는 것이 진실인지 확신하지 못하는 이름을 쫒은 그림들...

이전에는 "환상주의", "상상파"로 일컫던 회화들도 시대가 변함에 따라 "리얼리즘"이란 화풍으로 보는 시각이 바뀔 수도 있지 않을까 싶었다.
그러고 보면 시계가 녹아내리는 달리의 그림, 기계를 찬미하는 이태리 미래파의 그림 또한 리얼리즘 이란 토양 아래 설명될 수 있지 않나 싶었다.

2. 조직 아래 인간, 인간 아래 조직
비정규직의 가장 큰 문제점은 조직으로부터 보호를 받지 못한다는 점에 있다. 그래서 너나 할 것 없이 정규직이 되려 하는 것이고 한번 해 주면 계속 해 줘야 한다는 선례에 비추어 사측은 필사적으로 정규직화를 막으려 하는 것이다.

왜 인간은 조직 안에서 평화를 느낄까.
무국적자보단 듣보잡이라도 국가에 속한 인간이어야 기본적 인권을 지킨다는 점에서 인간이 국가, 사회, 학교, 직장... 어떤 기관에 속해야 그나마 사람 대접을 해 주는 게 사실.
자유직업인들이 대단한 건 그들의 실소득이 어떠하든 조직 밖에서 고분분투하고 있단 사실이 아닌가 한다.

3. 남과 여
직장 내에서 남과 여의 큰 차이점은
남자는 대체적으로 동료 직원의 공(성과)을 은근히 가로채는 경우가 많다는 것.
여자는 보통 업무외적인 면에서 지속적으로 상대방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경우가 많다는 것. 따돌린다거나 그런 것...

반대로 장점은
남자는 아주 예외적인 경우이긴 하나 직장 내 처신 방법에 대해 배울 점이 있다는 것.
여자는 물론 드문 경우이긴 하나 동료직원을 보듬어 주는 경우도 있다는 것.

이래서 직장녀 직장남 모두 피장파장이다.

2010년 11월 18일 목요일

에어아시아

저가항공사로 우리나라에 새로 취항한 에어아시아.
회원가입을 하고 잊고 있었는데, 내년 7월부터 11월 20일 출발하는 쿠알라룸푸르행 왕복비행표를 9만원부터 시작한다고 메일이 왔다.

신청가능한 기간은 15일부터 17일까지.

생각해 보니 내년 8월경 주말을 끼워 휴가를 떠나면 회사에도 크게 눈치 안 보이고
휴가를 4~5일쯤 내면 되고
8월에 여행가본 적은 없기에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뒤져보니
홈페이지가 구식인지 가끔 열리지 않고 예약도 어렵고...
그래서 퇴근 후 사무실에 남아 회사컴퓨터를 이용해 예약하려는 계획이 자꾸 어긋나던바,
가만히 생각해 보니 회사 컴퓨터는 인터넷 6을 쓰고 있어 구제불능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꾸 다운되는 고물 집 컴퓨터로 예약할 순 없어
고민고민하다가
어제 퇴근 후 도서관에 가서 도서관 컴퓨터로 무려 다섯 개의 비행기 예약을 마쳤다.

8월 12일 새벽 인천-쿠알라룸푸르,
같은 날 오후 쿠알라룸푸르에서 발리로
발리에서 12일 반, 13일, 14일, 15일, 16일을 꼬박지내고
17일 새벽0시 호주 퍼스로 향발
같은날 새벽 4시 반경 퍼스 도착
퍼스와 그 주변에서 17,18,19,20일을 보내고
21일 아침 6시경 퍼스에서 오후 에 쿠알라룸푸르 도착.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21일 저녁 11시 서울로 출발.
서울엔 22일 아침 6시경 도착.
마지막으로,
22일 아침 공항에서 회사로 출근한다. 는 일정의 계획을 마련했다.

환율계산을 해 보니 서울 쿠알라룸푸르 왕복행이 텍스 포함 17만원 가량, 발리-퍼스를 왔다 갔다 하는 것까지 합치니 항공기 텍스 포함 도합 43만원에 비행기 다섯 번을 타는 것으로 여행계획이 짜여졌다.

휴가는 15일 광복절을 빼고 총 5일을 내니 괜찮을 것 같고..
호주 여행비자는 7월경 홈페이지로 등록해야 겠고,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내년 8월까지 가끔 힘들 때 여행갈 생각을 하면서 견딜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기분 좋아졌다.

어린 왕자에 보면 오후 세 시에 친구를 만나려고 하면 오후 1시부터 기분이 좋아진다고 했었나?

무려 9개월 후의 일을 지금부터 좋아하니... 참 나도 한심한 인간이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건 좋은 것 아닌가.

2010년 11월 16일 화요일

안양천




작년부터 안양천과 중랑천에 배를 띄운다는 황당한 발표가 있었기에 그런가 보다 하고 생각했으나,

주말 이곳을 지나다 보니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닌 실제로 배를 띄우려는지 포크레인이 벽돌을 나르고 흙이 쌓여있는 영락없는 공사준비 전 풍경이었다.

굳이 배를 띄울 필요가 있을까.. 실효성은 전혀 없는 것 같은데.

그래도 주변 사람들은 혹시 좋아할지도 모르겠다.

배를 띄우던 비행기를 날리던 그나마 예전보다 깨끗하게 바뀐 이 하천이 계속 건강하게 남아줬으면 좋겠다.

초저녁 용산동2가





어제 저녁 - 정확히 얘기하자면 오후 5시에서 6시 사이 - 용산동2가에 나가서 뭘 받아와야 했다. 그래서 오랜만에 그 길을 걷노라니 지난 여름 이곳과 나의 그 이상야릇한 인연이 떠올라 회상에 젖었었다.

굳이 풀어서 얘기하자면 돈 삼백오십만원 또는 삼천오백만원에 얽힌 추억이랄까...

때이른 저녁길 이 동네는 지대가 높아 따닥따닥 둘러싸인 동네임에도 여유가 묻어났다.

남산 바로 아래라서 아침 운동하기엔 좋지만 겨울에는 참 힘든 길.

여름에는 굳이 운동하지 않아도 되는 길.

그리고 공기는 아주 좋은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