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3월 20일 금요일

봄이 되면 슬퍼진다

십팔년 전 봄, 엄마가 희명병원에 사고로 누워있었고 388버스를 타고 병원에 이틀 걸러 가곤 했다.  어느 날 창밖 개나리가 흐드러지게 피어있었다.  대로변에 아무렇게나 피어있었는데 장기 입원 환자의 고충 - 통증, 무료함, 그리고 .. 다가왔던 비만... - 을 매일 바라보는 게 가슴아파서인지 저 개나리도 서글프다는 생각이 들었다.
십팔년이 지난 오늘,  회사 직원에게 허튼 소리를 듣고 또 그걸 참으려 하니 종류는 다르지만 봄은 원래 이렇게 서글픈 계절인가 싶다.
투실투실한 육체도 봄을 견디지 못해 건선과 알레르기 비염이 왔다 간다.  
장기재직하고 있지만 승진과는 점점 멀어져갔던 지난 세월에 직원들의 질시가 겹치면 하루종일 심란하다.
그 어색함을 감싸기 위해 섣부른 말을 하려 들지 말자.
추함을 감추려 하는 말은 허튼 소리 뿐이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