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0월 12일 수요일

반짝반짝 별이 돈다

삼주쨰 오전 9시 출근 (여셧 시 출근을 생활화하는 사람도 있지만 난 도저히 그러진 못하겠더라) -  오후 10시 퇴근을 했더니 피곤하긴 하다. 내일은 또 내일대로 힘들겠지.  아마도.
기한없는 노동에 시달린다.

고난의 출근

십이년 동안 노조원으로 있다가 오년 전 노조를 탈퇴했다.
탈퇴이유는 간단했다.
매달 노조회비를 내고 꼬박꼬박 집회에도 참석했지만 내 복지에는 변한 게 없었고 그 즈음 아주 오랫동안 승진을 못하고 있었던 바, 그 즈음 무슨 노조회식을 한다는 소리에 확 성질이 났다.  난 이렇게 힘든데 니들은 참 좋구나... 하는.
그래서 그날 탈퇴신청서를 노조사무실로 보냈더니 바로 그 다음 날 탈퇴처리가 되더라.
이번에는 너무 간단해서 풀이 죽었다.
뭐 나하나 나간다고 뭐가 다르겠냐만은 정말 아무 일도 없었다.
그 후 이야기 -
탈퇴 후 오년여간 파업을 간간히 해서 파업기간엔 비노조원으로서 비상근무체계에 들어갔지만 다행이도 비상근무는 일주일을 넘기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장장 이주간 파업이었고 몇 되지 않은 비노조원 평직원이라 힘들긴 했다.
온갖 이상한 전화, 엽기적인 신고서들, 만만히 여기는 윗사람들과의 어려움.
 어제서야 그 길었던 파업이 마침표를 찍나 했더니,
오늘 사람들 얘길 들어보니 12월까지 계속 며칠 나오고 몇 주 파업하는 형식으로 사용자를 골탕먹이는 근무체계를 계획하고 있었다.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진다고...
노조와 사측의 갈등으로 나같은 몇 되지 않은 비노조 평직원들은 유탄을 맞게 생겼다.
오늘은 여섯 시 넘어 야근에 들어가기 전 잠시 숨고르기를 하고 있던 중, 부장에게서 전화가 왔다.
가급적 자리비우지 말라고...
시간외근무기간 중 비노조원이 자리를 비우면 티가 확 난다고.  본부 감사실에서도 본보기로 후려칠 수 있다는 이야기까지.
얘기해 준 게 고맙긴 했지만
사실 유일한 취미인 산책을 하기도 어려워지니 화가 나긴 했다.
참... 비노조원은 이런 시기에 힘들긴 하구나.
어차피 노조원일 떄에도 누군가로부터 대우받긴 힘들었지만
비노조원이니 이제 맘놓고 두드려패는 샌드백 신세가 되어버렸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는 말이 있지만
적어도 즐기진 못하더라도 그저 버티고 있어야 하겠다.

오늘도 어제처럼 또 하루의 찬란한 노동의 새벽이 밝아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