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1월 26일 토요일

장강명

글쓰기에 대해 열망만을 갖고 살아온지 오래 되어 이젠 그 열망의 내용이 무엇이었는지도 가물가물하다.
글써서 돈을 많이버는 것이었을까.  유명해지는 것이었을까.
하지만 재능없는 열정만 있어서 결국 아무것도 쓰지 못한 채 사십여 년을 살아왔고 앞으로는 열정없는 독서가의 길만이 확정적이다...

아무튼, 시간이 맞아 방문했던 그제의ㅡ 남산 강연회와 어제 라디오로 들었던 출연분을 통해 한 번도 읽어본 적 없는 요사이 각광받는 작가의 모습을 보고 들은 느낌은 - 신문기자생활십년 후 작가를 한다면 어느 술자리라도 꿀리지 않는 말빨을 갖게 될 거라는... 그리고 글쓰기는 책상에 꾸준히앉아있는게 중요하다는것. 첫번쨰는 나에게 해당사항이 없고 두번째는 가능할 것도 같다.

오늘 그런의미에서 우리의ㅡ 소원은 전쟁이라는 이 작가의 최신작을 도서관에서 빌려서 봤으나... 이응준의 국가의사생활이란 작품과 오버랩된다.  소재만 빌렸다고 하는데 왜 이렇게 같은 책을 본 느낌일까.  그다지 끌리진않았다.

또 하나, 왜 작가들은 한국이 주도하는 흡수통일을 많이 떠올릴까.
그게 쉬운 상상이기도 하고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높은 방안이긴 하다만.. 글쎼...
우리나라는 이미 자본주의가 완성된 단계이지만 북한은 아직도 많은 사회간접자본 투자 등 자본가들의 돈 벌 거리가 많이 남아있는 나라이기도 하다.
이러 걸 노리고 미국 등 서구자본세력이 북한 독재를 눈감아주고 대신 미국자본의ㅡ 진출을 용이하게 한다면,  남한위주의흡수통일이아닌 국제세력의 이익에 맞춘 현 상태의 체계화만 남았을 수도 있을 터이다.
아마 가장 최악의 상황은  북한이 작은 중국의 역할을 하고 우리나라는 크디 큰 대만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
물론 대만처럼 국가취급을 못 받는 불상사는 없겠지만 작가들이 말하는 통일의 상상은 몇년 후 실제 우리나라가 맞닥드릴 미래와 꼭 일치한다고 볼 순 없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다 자유로운 상상으로 여러 가지 가정을 만들어 내는 재밌는 소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그것이 작가가 되길 강제포기당하고  결국 열적은 보통의 독자가 되어버린 자의 작은 바램이다.


2016년 11월 14일 월요일

단지 재수가 없었을 수도

어쩌면 박근혜 최순실, 정유라, 정윤회, 장시호 이 다섯 명이 져야 할 책임을 공무원들이 죄다 뒤집어 쓰게 될 것 같다.
대통령 책임이 가장 크고 재벌 책임도 만만치 않지만, 정작 대기업은 피해자로 몰아가는 분위기고 한달을 일했건 십년을 일했건 공무원들을 부역자라 칭하며 이들 색출에 여념이 없다...
처음 청와대에서 일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이들은 얼마나 기분이 좋았을까.
그러고 보면 사람 팔자 뒤웅박 팔자. 처음부터 손발을 맞췄을 경우는 좀 다르겠지만, 이 정부 들어서 일하게 된 사람들은 내가 지금 뭔 짓에 연루된 건가.. 정신이 없을 거다.
공무원이 그렇게 어렵다는건가, 선출직과 당연직의 차이인가...
전직 공무원 희망자로서 왠지 동정이 간다



2016년 10월 12일 수요일

반짝반짝 별이 돈다

삼주쨰 오전 9시 출근 (여셧 시 출근을 생활화하는 사람도 있지만 난 도저히 그러진 못하겠더라) -  오후 10시 퇴근을 했더니 피곤하긴 하다. 내일은 또 내일대로 힘들겠지.  아마도.
기한없는 노동에 시달린다.

고난의 출근

십이년 동안 노조원으로 있다가 오년 전 노조를 탈퇴했다.
탈퇴이유는 간단했다.
매달 노조회비를 내고 꼬박꼬박 집회에도 참석했지만 내 복지에는 변한 게 없었고 그 즈음 아주 오랫동안 승진을 못하고 있었던 바, 그 즈음 무슨 노조회식을 한다는 소리에 확 성질이 났다.  난 이렇게 힘든데 니들은 참 좋구나... 하는.
그래서 그날 탈퇴신청서를 노조사무실로 보냈더니 바로 그 다음 날 탈퇴처리가 되더라.
이번에는 너무 간단해서 풀이 죽었다.
뭐 나하나 나간다고 뭐가 다르겠냐만은 정말 아무 일도 없었다.
그 후 이야기 -
탈퇴 후 오년여간 파업을 간간히 해서 파업기간엔 비노조원으로서 비상근무체계에 들어갔지만 다행이도 비상근무는 일주일을 넘기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장장 이주간 파업이었고 몇 되지 않은 비노조원 평직원이라 힘들긴 했다.
온갖 이상한 전화, 엽기적인 신고서들, 만만히 여기는 윗사람들과의 어려움.
 어제서야 그 길었던 파업이 마침표를 찍나 했더니,
오늘 사람들 얘길 들어보니 12월까지 계속 며칠 나오고 몇 주 파업하는 형식으로 사용자를 골탕먹이는 근무체계를 계획하고 있었다.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진다고...
노조와 사측의 갈등으로 나같은 몇 되지 않은 비노조 평직원들은 유탄을 맞게 생겼다.
오늘은 여섯 시 넘어 야근에 들어가기 전 잠시 숨고르기를 하고 있던 중, 부장에게서 전화가 왔다.
가급적 자리비우지 말라고...
시간외근무기간 중 비노조원이 자리를 비우면 티가 확 난다고.  본부 감사실에서도 본보기로 후려칠 수 있다는 이야기까지.
얘기해 준 게 고맙긴 했지만
사실 유일한 취미인 산책을 하기도 어려워지니 화가 나긴 했다.
참... 비노조원은 이런 시기에 힘들긴 하구나.
어차피 노조원일 떄에도 누군가로부터 대우받긴 힘들었지만
비노조원이니 이제 맘놓고 두드려패는 샌드백 신세가 되어버렸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는 말이 있지만
적어도 즐기진 못하더라도 그저 버티고 있어야 하겠다.

오늘도 어제처럼 또 하루의 찬란한 노동의 새벽이 밝아오고 있다

2016년 9월 18일 일요일

밀정 - 좀 지겨운 독립운동 이야기

몇 년 전부터 한국 현대사를 다룬 영화들이 쏟아져나온다.
CJ에서 정부에 잘 보이려 만들었다는 얘기가 팽배했던 국제시장을 시작으로 변호인, 암살, 동주, 밀정까지...
동주는 소규모지만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밀정은 어쨰 때깔만 좋지 영 암살의 복사판 같다.
일제시대를 다룬 영화중 으뜸은 이안 감독의 색 계 이다.
모호함, 성공하지 못한 스파이 이야기가 우리나라에서도 만들어졌으면 한다.

피아니스트(미하일 하네케)

길었던 추석의 마지막 날.  영상자료원으로 영화를 보러 갔다.
좀 많이 이상한 여자와 그 여자의 더 이상한 모친, 이상한 여자를 사랑하지만 이해하지 못하는 젊은 남자가 나오는 영화.
비디오로 몇 번 봤어도 영화의 독특함은 항상 살아난다.
큰 화면으로 보니 여자의 허탈함과 외로움.  남자의 분노에 찬 공격이 더 실감났다.
영화 전반에 슈베르트의 소나타와 가곡이 흐르는 걸 보니, 몇년 전, 김희애와 유아인이 나왔던 TV시리즈가 이 영화를 약간 본땄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정적인 차이점은, 유아인은 계속 지고지순하게 나온다는 것.  이 영화의 남자주인공 발터는 자신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폭파시킨다는 것.  아무래도 후자가 더 현실적이다.
끊임없이 환상을 주입하면서도 자신 앞에 사랑이 다가올 떄 가학적인 태도를 취하는 에리카가 점점 더 이해가 간다.
나도 저 여자처럼 미쳐가는 게 아닐까. 싶다가도
나에겐 발터같은 남자가 쫓아올 가능성이 없기에, 우리 엄마는 나보다는 훨씬 더 괜찮은 어른이기에, 부모와 따로 살기에 그럴 가능성은 없다고 결론을 내린다.

영화 마지막, 자신의 가슴을 찌르는 에리카가 잔인하면서도 속시원했다.
그녀 인생 최초로 자기 의지대로 한 일 같기 때문이다.

2016년 8월 25일 목요일

조심히 살자

용산역에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던 중 비틀대는 아저씨가 갑자기 가슴을 확 밀어버린다.  당황스럽고 아픈데 술취한 사람한테 화내기도 난감해 가만히 서 있다가 아픈 가슴을 부여잡고 집으로 왔다.
왜 화를 못 냈을까.  아저씨가 미안하다고 할까봐 잠시 기다렸는데 결국 서과도 받지 못하고 화도 못 내고 왔다.
우리나라처럼 음주자에게 관대한 나라에서 자칫 잘못하면 불쾌한 일을 겪고도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게 된다.
다음에는 화를 낸 다음 갈길을 가자. 남에게 사과받기에만 급급하다면 힘들어질거야...

2016년 6월 17일 금요일

친절한 사람

이유없이 갑자기 불친절해지는 사람들과 아무렇지 않은 듯 잘 지내기란 너무 힘들다.
어쩌면 그 사람들이 사회생활을 잘 하는 건지는 모르겠으나... 힘든 건 피할 수 없어.
무얼로 불금에 기분전환을 해야 할까.

2016년 5월 1일 일요일

아이엠에프 시즌 2

지금이 2016년이니 1997년 내가 대학교 사학년 떄가 무려 십구년 전이다.
옛날 일이 정확하게 일치하진 않지만, 비슷하게는 돌아간다는 가정을 하면,
금융업이 망하는 이전 아이엠에프 시기가 지난 정확히 이십년 후, 제조업이 차례차례 망하는 시즌 2가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나라종합금융, 장기신용은행, 주택은행, 동화은행, 보람은행, 한미은행 ... 이 많은 금융기관들이 1997~8년을 기점으로 사라졌다.
금융기관에 가고 싶었던 나는 지금은 없어진 금융기관에 꾸준히 원서를 냈었고 계속 떨어졌다.  보통의 여대생들은 자신이 안 뽑힐 거 같은 기관에는 아예 원서를 안 내는데 난 그 땐 지금보다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인지 배짱이 좋아서인지, 여학생은 아예 안 뽑는 기관에도 열심히 원서를 내고 면접을 보러 다녔다.
한순간에 이 많은 회사들이 없어졌다는 게 놀랍다.  이미 겪어봤기에 올하반기부터 펼쳐질 아이엠에프 시즌2도 방관자적 입장에서 바라볼 것인가.  아님 더 충격적인 일들이 벌어질까.

청년기에는 금융업의 쇠태를, 중년기엔 제조업의 쇠퇴를 바라봐야 하는 우리 세대의 운명은 기구하도다.

이십년 주기론에 따라, 이십년 후에는 통일이 펼쳐져 새로운 세계가 열릴지도 모르겠다.

2016년 4월 10일 일요일

주말 나들이

형부가 작은언니와 나에게 묵주반지를 사주겠다고 여러차례 제안해서 자꾸 거절하는 건 예의가 아닌 것 같아(?) 조카와 언니들, 형부와 함꼐 명동에 다녀왔다.
반지가 아주 예쁘다.

주말을 맞아 황사바람에 맞서며 중국인들, 인도네시아인들, 일본인들을 비롯한 온 세계 사람들이 명동역에 나와있는 듯 보였다.  하지만 한 블록만 지나면 평안함이 연출된다.  명동 골목골목은 아직 사람들이 많지 않은 그런 변두리 같은 곳도 많았고 오래된 건물들이 운치있는 곳도 많았다.
주로 관광객들은 남대문시장(회현)역과 명동역 초입까지만 많았고 나머지는 그럭저럭 돌아다니기 좋았다.
명동성당에도 가 봤다.  오랜만이다.  결혼사진을 찍는 신혼부부의 웃음을 뒤로 하고 칼국수를 먹고 커피를 마시고 집으로 왔다.

형부 고마와요 !

2016년 3월 19일 토요일

이슬람 예술과 건축

오후 두 시 어떤 설명회를 갔다가 도서관에 가서 책 몇 개 빌려오고 집에서 김치볶음밥을 먹고 백화점에서 치아바타를 사서 와서 먹고... 잠깐 자고 이제다시 본격적으로 자려 하는 평화로운 주말이다

영어 설명회는 별로였다.
내 의지가 강하지 않아서 그런지, 두 시간 내내 듣기평가를 하다 온 기분이다.
온 사람들 모두 꽤 진지하던데 난 왜 견디기 힘들었을까.

빌린 책들은 모두 재밌었다.  아직 완전히 다 보려면 삼주는 있어야 겠지만 말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좋았던 책은..
이슬람 예술과 건축 - 이라는 다이제스트식 화보집을 빌렸는데 세계 곳곳의 이슬람 관련 모스크, 유적, 예술품.. 등을 간략하게 다룬 책이다.

마카오 거리에서  봤던 야릇한 색감과 문양이 이슬람예술과 카톨릭 예술이 합쳐진 형태 아니었나 싶다.

이란 아스파한은 유적의 보고 같다.
한 십년쯤 후... 아이에스 이런 얘들 모두 사라지고 이란도 가 봤으면 좋겠네.

역시 하루의 마감은 상상으로 끝나야 한다.
푸른 도시 아스파한을 거니는 상상.

2016년 2월 5일 금요일

선녀와 나무꾼

방한에 신경쓰느라 패션은 개나 줘 버린 나의 패션을 보고 회사 남자직원은 꼭 회사 끝나고 나무 캐러 가는 사람 같다고 놀린다.
겨울철이면 항상 좀 큰 배낭에 트래킹화를 신고 다니는 내 모습은 전형적인 나무꾼의 모습이로다.
나무꾼 곁에는 선녀가 있어야겠지?
나무꾼이 여자니 선녀 역할은 가브리엘이나 미카엘같은 천사가 어울리겠구나.

어릴 적 선녀와 나무꾼을 읽으며 들었던 생각은, 그깟 옷 좀 잃어버렸다고 나무꾼과 결혼할 생각을 한 선녀도 바보같단 생각이었고
본심을 숨긴 채 아이 셋 낳을 동안 하늘로 돌아갈 날만 기다린 선녀가 무서운 여자라는 생각도 들었었다.  이 이야기는 어린이가 읽기에 참 관능적인 동화이기도 하다. 

천사들도 옷을 뺏기면 갈 길 포기하고 나무꾼과 결혼할까.  아니면 뒤도 안 보고 도망칠까.
아마 옷을 훔친 사람 얼굴을 봐 뒀다가 생각해 보고 결정할 것이다.

겨울은 나무꾼도 천사도 참 외로운 계절.

2016년 1월 27일 수요일

벌써 1/12가 지나가네.

결심 따윈 안 한 지 오래 되었고,
대신 올해 첫 달 한 달 동안 여기저기 돈쓰는 일은 참 많이 하고 다녔다.
- 휴대폰을 드디어 스마트폰으로 바꿨다.
  : Lg클래식폰인데, 보급형으로 나온 거라 많이 싸게 샀다.  알뜰폰으로 바꿀까 하다가,어차피 알뜰폰도 기계는 사야 하는 내 현실을 반영해서 기기변경으로 샀다
요금제를 LTE중 가장 낮은 걸로 했는데 싼 게 비지떡임을 실감하고 있다... 그래도 일단은 그럭저럭 쓸 생각.
- 연금저축에 가입했다
  : 계속 가입해야지 생각만 하고 미루고 있었는데, 올해 연말정산이 터무니없이 많은 돈을 토해내는 바람에.. 계획보다 일년 더 먼저 가입했다.
십오년 내고 십년 받는 형식이다.
앞으로 십오년... 회사에 계속 다녀야 연금이든 뭐든 받겠내.,.
- 보일러를 고쳤다
: 사실 아직도 난방은 되지 않는다.  오직 온수만 될 뿐...
난방까지 되게 하려면 육십만원 가량은 더 써야 하는데...
나의 부주의함으로 온수밸브가 얼었으니 그냥저냥 이대로 쓰려 한다.  당분간은.

새해도 역시 다치지 않고 똑바로 보고 걷고 행동하는 게 일순위 주의점.  특히 고물 스마트폰을 보면서 걷는 일은 없어야겠다..

또한,올해는 조카 채환이의 대학입학이 결정되는 한 해이니 채환이 노력보다 더 좋은 대학에 철커덕 붙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