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여년 만에 이사가면서 느낀 것들.
상당히 심적 부담있는 일이었고 아직도 몇 가지는 머리를 아프게 하지만.. 중간점검 차원에서 써 본다.
1. 이삿짐이 1톤 트럭 정도라면 "짐싸"어플을 이용하는 게 가장 나은 것 같다.
다른 여타 이삿짐 어풀들은 단가가 상당히 비싸게 시작한다.
그래도 짐싸 어풀은 그 중 무난한 듯.
가장 좋은 어플이라곤 못 해도 그냥저냥 이용할 만 하다라는 표현이 적당하다.
2. 가전제품과 가구를 이사하는 김에 버리려 한다면... 냉장고나 세탁기 등은 가전제품 무료수거서비스를 이용하면, 지정일에 와서 무료로 가져간다.
보통, 동네마다 지정된 수거일이 표출되고 이 날에 맞춰서 신청하면 담당자가 집 내부에 있던 세탁기나 냉장고를 가져가니 편하다.
가구는.. 아마 맘 편하게 5천원 가량 딱지를 주고 밖에 내놓는 게 편할 것이다. 상태가 아주 좋은 거 말곤 중고 가구로 팔긴 어렵다...
이삿짐 아저씨에게 얘기하면 이사가는 날 딱지붙여서 내놓는 것까진 해 준다.
3. 어차피 이사일은 휴가를 낼 테니. 이사일 오후에 가구주문, 인터넷 연결, 가스연결, 가전제품 연결 등. 최대한 이 날 다 헤치우는 게 편하다.
특히 주문한 가구 배치.. 이 날을 넘기면 상당히 골치아파진다.
4. 입주청소는 워낙 말이 많아서 난 그냥 내가 2주에 걸쳐 주말에 방문해서 혼자 쓸고 닦았다.
전기청소기 두 대, 물티슈 두 통, 안 쓰는 걸레 몇 개, 유한락스 한 통을 다 투입해서 심혈을 기울여서 청소했는데...
새 집이니 후회는 없는데. 새 집 증후군이랄까. 이사하고 며칠째 피부에 트러블이 나서 좀 고생중.
피부과 약을 먹고 있는데. 남들 하는 것처럼 입주청소를 한 후 들어갔으면 좀 나았을까. 잘 모르겠다.
회사와 멀어져서 일찍 일어나다보니 피곤해서 뭐가 난 것 같기도 하고..
어쨌든, 이사 후 생활리듬이 아무래도 종전과는 틀려지고 새로운 공간이 주는 약간의 스트레스도 있다 보니 건강에 무리가 있을 순 있다.
어떤 사람들은 소화가 잘 안 된다는 사람들도 있고 나처럼 뭐가 나는 사람도 있고...
당분간은 피부과 약 떄문에 고생은 해야 할 것 같다.
이사간 후 약간의 건강이상(?)은 각오해야 한다는 게 이 챕터의 교훈.
5. 이사해서 사는 모습을 보고 훈수두는 사람들이 꽤나 많다.
이해할 수 있는 훈수도 있고 이해할 수 없는 시비도 있지만...
뭐 그러려니 해야지.
어찌 보면 그래도 관심있으니 안 좋은 말이라도 해주겠지 싶어서 나이든 독거인에게 해 주는 말. 다 고맙게 생각한다.
6. 이사하기 전 와서 본 집의 모습과 내가 살면서 겪는 집의 모습, 장단점이 좀 다를 수 있다.
이상과 현실의 괴리랄까.
지금 이 집은 평지에 있고 대단지이긴 한데..
문제는 단지가 크다 보니 단지 바깥을 나가는 데상당히 시간이 걸린다는 것.
결국 내가 처음 생각한 출퇴근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
7. 이사일 짐을 다 싸놨어도 관리비정산, 장기수선충당금 계산 및 받기, 도시가스 정산 등 자잘한 일들 때문에 약간의 시간소요는 어쩔 수 없다. 이걸 이해해주는 이삿짐 인부도 있지만 잠시의 기다림도 용인하지 못하는 기사들도 있다.
케이스 바이 케이스인데.. 일단 빠릿빠릿하게 일처리를 해야 한다라는 기본원칙을 생각할 것.
오랫만에 가는 이사니 좋은 날에 가야 한다는 생각에 인터넷을 뒤져 손없는 날을 찾아내
10월 25일로 D Day를 잡았는데
막상 그 날이 KT 인터넷 장애가 있어서 - 인터넷 장애 뿐 아니라 통신장애도 있어서 전화 자체가 안 되었다. 두 시간여 - 잔금을 보내고 이사하는 과정이 순탄치는 않았다.
그나마 나가는 집 주인이 그 전날 보증금을 입금해 줘 내가 찾을 돈이 지연되긴 했으나.. 어쩄든 오후 1시경에서야 다 입금시키고 모든 것이 끝났다.
세세히 따져보면 더 많은 불만과 의문이 생기는 주거지이지만.
그래도 좋은 쪽으로 생각하자
안 그래도 우울한 일 투성이인데
조금이라도 긍정적으로 생각하자며 애써 나를 다독이며
새로운 한 주를 기다린다.
이삿날. 언니들과 형부까지 왔었는데.
형부한테 와 줘서 고맙다고 하자
-처제가 이번 이사하면 앞으로 10년은 또 안 움직일 것 같아서 와 봤다
이래서 엄청 웃었다
역시 잘 나가는 인사책임자답게 사람 심리는 잘 맞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