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작년에 하던 업무는 외근이 잦은 업무라서 100개들이 마스크를 사서 두고 썼었다. 그 땐 엄청 쌌던 것 같은데. 근데 그렇게 쓰고서도 많이 남아 앞으로 별로 쓸 일이 없을 것 같아 설날 즈음 부모님 집에 갔다뒀다. 필요할 때 쓰시라고.. 근데 내 수중에 마스크가 없어지자마자 무한폐렴이 무한팽창하고 있다. 그렇다고 줬던 걸 다시 뺐을 수도 없고.
주말에 마트에 가 봤더니 10개 이상은 안 판단다. 그것도 내가 샀던 것보다 훨씬 질 안 좋고 비싼 마스크가. 옷장을 뒤져봤더니 30년전 고등학생 때 가사시간에 만들었던 털실로 짠 마스크가 나타났다. 내가 가진 1회용 마스크를 모두 소진하면 이걸 매일 삶아서 써야겠다..아쉽지만 괜찮은 결정.
G에게 이 얘기를 했더니 "마스크 효녀네. 평소엔 별로 효녀같지 않아 보이는데" 한다. 같이 엄청 웃었다.
2. 보성청년채널도 가로세로채널도 말만 많은 것 같아 요즘엔 보질 않는다. 대신 원래 보던 미디어워치. 같은 호랑이띠띠동갑으로 최근 회사를 그만두고 열심히 방송하는 문갑식의 진짜TV, 여국성TV 세 가지를 본다. 유튜브 방송도 의외로 중독성이 있기에 다른 건 너무 몰입해서 안 보려고 노력중이다.
전자는 카니발 차량 안과 오피스텔을 오가며 자신의 취재+약간의 생각을 찍는데 은근 웃기다. 이 방송에서 들은 가장 그럴 듯한 정보는 아마도 박근혜 석방이 2월중엔 있을 거라는 듯. 구체적으론 말하지 않았지만 그 방식은 형집행정지가 될 거라는 걸 은연중 알 수 있었다. 재판이 끝나지 않아 사면은 어려우니까. 가로세로처럼 특종이라고 매번 강조하진 않지만 기실 특종은 이 아저씨 혼자서 하는 방송이 몇 배 더 많이 터트린다.
후자는 은행에 근무하다 그만두고 잠시 공무원생활도 하다가 지금은 은퇴자로 살아가는 분인데 은근 통찰력이 있다. 며칠 전 "주식은 지금쯤이면 관두는 게 좋은데 운좋게 마스크관련주에 들어가 있다면 100% 오른 후 더 기다리다 팔고, 팔고 나면 뒤도 돌아보지 말고 나와라"라는 말을 했었다. 그리고 그 예상이 맞아들어가는 중이다..
요즘 보수언론에서 띄워주는 탄핵공신 윤모씨 관련주도 방송에서 잠시 얘기했는데 - 주식 전문방송이 아닌 걸 감안하면 상당히 신빙성있는 얘기였다. 이런 테마주를 살 땐 절대 회사 컴퓨터에 트레이딩을 깔아두지 말아야 하고 증권회사에 가서 500만원 한도 내에서 특정 주를 어느 금액 수준에서 사주고 어느 금액까지 오른 후 팔아달라는 얘기를 해야 안전하다는 말과 함꼐.. 나름 현실성있는 조언을 하는 셈이다.
3. 구년째 살고 있는 집 도배를 했다. 천장도배를 하려다 결국 다 하게 되었는데 잘한 것 같다. 앞으로 이 집에 얼마나 더 살게 될진 모르겠지만 - 싼 맛에 사는 건데 작년부터 보일러에 도배에 화장실 문에..은근 돈이 많이 깨지고 있다 - 그래도 사는 동안은 쾌적할 것 같다. 그럼 됐지, 뭐.
도배하는 아저씨가 전등도 다시 다 달아줬고 비용도 비교적 싸게 받았다.
아홉시부터 다섯시까지 전체를 다 도배하는 데 집주인은 알아서 하라고 하는 통에 내가 직접 인부를 섭외하고 연락을 취하고 견적을 내서 진행하게 되었다.
나 혼자 멀끔히 바라보고 있다가 이미 집주인 구력이 상당한 언니가 와서 지휘하는 통에 그럭저럭 일이 잘 마무리되었다. 생각해 보니, 역시 집을 대하는 태도는 집주인과 세입자가 확실히 틀린 것 같다. 난 어차피 내 집도 아닌데 대충 살고 말지 라는 생각이 강한 반면 언니는 어차피 하는 거 확실하게 해야 한다며 아저씨를 다그쳐서 - 나중엔 아저씨가 이 분이 이 집 집주인이냐고 물어봤다 - 모조리 다 하는 쾌거를 이뤘다.
깨끗한 벽과 마주하는 2월. 시작은 나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