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0월 3일 수요일

생각의 거처

머릿 속 떠다니다 어느 순간 정착하게 되는 생각이 있다.
한 번 정착한 생각은 어디 가지 않고
어떤 사물 어느 사람을 보면
꼭 그것이 떠오른다.

이것이 좋은 생각이라면 좋겠지만
불길하다면 문제.
생각을 떠오르기보다
쓸데없는 생각을 부수는 데 더 많은 신경을 쓴다.

하나 하나 좋은 걸 창조하는데도 모자란데
안 좋은 걸 굳이 붙잡고 놓지 않으려 한다.

쉽지 않은 일이다...
생각 떨치기란.
그 거처를 파괴하기란.

저 산 뒤로 넘기고 싶을 때가 있다.

불편하고 잔인한 생각들을.


다행이야.

추석을 맞이하여 집에 다녀왔다.
한달에 한 번 내지 두 번은 집에 간다.
엄마 아빠 얼굴을 보고
엄마가 해 준 밑반찬을 가져오고
집에 고장난 물건이 있으면 - 할 수 있는 한 - 고쳐 보려 한다.

이제 엄마 집이라고 말하는 게 적당한 아파트 10층.
이번에 가선 그 10층이 무서워서 떨었다.
십년 넘게 산 집인데 왜 그랬을까?
무서운 일화들이 생각났고
발코니에선 긴장감이 넘쳐났다.


역시 이층이 좋아.
비교적 안전하고
비록 벼룩이 넘친다 해도
안전한 산속 집이 최고라고 생각하며 집으로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