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1월 13일 목요일

ikea

출근하다 보니 사당역 플랫폼에 바로 어제까지 백화점 광고가 붙어 있던 공간에 조잡한 색상으로 아이들 플라스틱 식탁 이만 구천원. 의자 만 구천원... 이런 광고가 빼곡하게 붙어있었다.  처음엔 토이로저스가 재오픈하나 싶었는데 오른쪽에 이케아 라고 큼지막하게 써있는 걸 보니 드디어 매장 공사를 다 끝냈나 보다.


이천 일년 가을.  인터넷 쇼핑몰에서 이케아 가구 이십프로 세일을 한 적 있었다.
아마 위탁판매는 그간에도 꾸준히 이루어졌던 것 같다.  이미 많은 블로그를 통해 이케아 예찬은 많이 봐왔었기에 당연히 조립을 해야 한다던가, 상품이 나무통과 나사와 못 형태로 온다는 것쯤은 알고 있었다.  단순한 디자인 좋은 품질 등에 혹해서 화면상으론 꽤 괜찮았던 탁상을 삼만원 좀 넘는 가격에 샀는데, 이게 조립강도가 "중"으로 씌여져 있었다.  
그 떄 세일하던 상품 대부분 조립강도 "하" 는 없었고 침대는 "상" 이었고 의자도 대부분 "중" 이상이었다.
가구조립은 물론이고 학교에서도 국기함 만들기를 제외하곤 뭔가 만들어본 역사가 거의 없기에 이게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감이 안 잡혔다.
보통 성인 남자가 조립하는 데 세 시간 걸린다고 써 있었다..그럼 난 네 시간은 잡아야겟네.
삼사일쯤 지나 토요일 오전 배달 아저씨가 나무 판때기를 들고 집에 왔는데 배송비는 사천원.  요리조리 만들다 보니 의외로 시간이 많이 걸렸다.  못 종류도 여러 가지.  나사 종류도 네 가지쯤 되었는데 한창 만들다 보니 나사와 못 네 개 정도가 부족해졌다... 전체갯수는 맞는 것 같았는데, 적당한 위치에 맞는 못이 아니었던 것이다.
주말에 전화를 거니 당연히 '지금은 근무시간이 아니니 어쩌구..." 메시지가 나와 부득이하게 완성되지 못한 책상을 한켠에 치워두고 주말을 보낸 후 월요일날 다시 전화하니,
못이나 나사가 부족한 건 자신들의 사무실로 오면 줄 수 있단다.  그런데 사무실이 무려 경기도 광주...
그래서 경기도 광주를 아직까지 못 가고 대충 쓰다가 결국 작년 이맘때쯤 자체붕괴로 책상은 이년간의 수명을 다했다.

이 회사가 우리나라에서 어떻게 사업을 펼칠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내 생각에 우리나라의 이케아에 대한 이미지는 좀 부풀려져 있단 느낌이다.
하지만, 세계 각지 이케아 매장 내 스파게티와 피자는 먹어줄 만 했던 기억으로 보건대,
우리나라 매장에서도 음식을 싸게만 판다면, 이케아 레스토랑은 가구매장보다 더 폭발적인 성장을 이룰 듯 하다.
복지국가 스웨덴이란 이미지에 북유럽 디자인에 대한 호감이 큰 영향을 미치는 듯.
하기야 대부분의 소비는 이미지로 이루어지는 게 아니던가... H&M 도 그렇고 이케아도 그렇고 장사 참 잘 한다.

2014년 9월 6일 토요일

건강검진

가장 늦게 건강검진을 하는 이유로 다소 긴장되었지만,
내 생각에 혈압이 좀 높은 걸 빼면 큰 질병은 없는 것 같다.
하긴, 혈압이 높은 걸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게 더 문제겠지만...

오랜만에 아침을 먹지 않으니 몸에 힘이 빠졌다.
그래서 더 높게 나왔을지도 모르지.
내일은 엄마에게 해야 할 중요한 이야기가 있다.

이것만은 제대로 하자..

2014년 8월 21일 목요일

파란 대문

나이가 들고 점차 알레르기성 체질이 되다 보니
뭔가 잘못 먹었을 떄 피부에 붉은 발진이 확 일어난다.
지난번 피부과에 갔을 때, 그럴 때 바르라고 의사가 '리도맥스'라는 경증 스테로이드 연고를 처방해 주었다.
효과가 즉각 나타나다가 이젠 그것도 가물가물... 좀 경증일 땐 버츠비 레스큐를 바르면 좀 완화되는 경향이 있길래 어젯밤, 가려움에 두 개를 병용해서 발랐는데.. 아침에 가려움에 새벽 네 시에 깼다.
아무래도 저녁에 그린마테차 한 병을 복용하고, 옥수수스낵을 같이 먹은 게 탈이 난 것 같다.  마테차를 적당히 먹었어야 하는데, 생수도 아닌데 생수마냥 먹었으니 탈이 나는 건 당연하다... 해조류ㅡ차-치킨과 돼지고기... 이 세 종류는 피해야 한다. 이젠.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치 내 증상에 반항하는 듯 세 가지를 모조리 먹을 때가 있으니.. 이건 뭐 죽자고 달려드는 꼴이네...

이제 더 이상 젊지 않는 나의 육체에 관심을 기울이자.  관심직원에 이은 관심중년이 되지 않도록.

어쨌든, 새벽에 일어나 가렵다고 긁어대다 뭔가 관심을 둘 만한 것을 보면서 가려움증을 잊어보자 싶어, 컴퓨터를 켜고  김기덕 감독의 '파란 대문'을 다시 보았다.

지금은 자취를 감춘 이지은과 이혜은의 sisterhood를 다룬 영화.

바닷가 파란 대문 여관에는 - 포항이다 - 에는 여대생 딸,부모, 한창 성적 호기심이 왕섣한 동생, 어릴 적부터 함께 살지만, 이 여관의 영업(매춘)을 도맡아 왔단 이유로 대학생 딸의 괄시의 대상이 되는 '진아'가 함께 산다.

사실, 진아는 이 집 남자들 - 아버지와 아들 - 의 매춘 대상이 되기도 하고 , 쉬운 여자라는 인식 탓에 나쁜 기둥서방의 학대를 받기도 한다.

하지만, 여러가지 과정을 거쳐.. 결국 둘은 극적으로 화해하게 되고, 그 화해의 표시는? 몸이 아픈 진아를 대신한 딸의 대리매춘으로 이어진다...

김기덕 감독다운 영화로 결말이 충격적이긴 하지만, 그의 영화에선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결말이기도 하다.

1998년도 영화인데, 이 때만 해도 영화는 다소 순진한 구석이 있기도 하다.

조연으로 나오는 여관손님들의 어설픈 연기, 건너뛴 전개 등... 그러나, 색감은 여전히 좋고 이지은은 그녀의 TV연기보다 진일보된 가장 역할에 어울리는 연기를 보여준다.
김기덕 감독의 명작은 수취인불명, 그 다음은 악어, 아마 이 영화는 네 번째쯤 자리잡은 영화인 것 같다.

적어도 뫼비우스보단 나은 영화이다..

이렇게 영화를 보고 난 후 잔향에 잠기다보니 어느덧 출근시간.

이 가려움은 언제쯤 끝날 것인가.

영화는 좋았지만, 다신 가려움에 자다 깨서 영화를 봐야 하는 상황이 오지 않기 바랄 뿐이다.

2014년 8월 8일 금요일

난중 일기

영화 명량을 보고 난중일기를 다시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에는 아직 청계천이 허물어지기 전, 한자 반 어색한 한글 반 난중일기 문고판이 있다.  먼지쌓인 책을 읽어보면서 느낀 점이 두어가지 있다.

- 난중일기 이전에도 일기를 꾸준히 썼을 것이다.  난리중에도 글을 쓴 걸 보면, 난리 전에도 꾸준히 일기를 썼을 성격의 소유자라는 걸 알 수 있다.  난전일기는 어디에 있을까.  존재하기는 할까?
- 일기 중, 가장 많이 나온 표현은 날씨 이야기 말곤 "오늘은 나라 제삿날이라.. 공무를 보지 아니하였다"는 표현이다.  조선시대에는 제사가 큰일이었음에 분명하다.  개인의 삶에도, 나라 일에도 제사 때문에 하고 못하는 게 결정되고 산 사람 일보다 제삿일에 더 힘쓴 경우도 많았나 보다.
- 일주일 개념이 없었던 조선시대에는 어떻게 일하고 쉬는 기준을 만들었을까.  그러고 보니 어쩌면 제삿날이 휴일의 역할도 했으리라.  시간의 기준이 다르니 사는 방식도 달랐을 것이다.
술마시고 개가 되는 사람이 있다는 것, 공무에 사적인 일을 끼워놓는다는 것.  그런 건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

일기장도 누가 쓰느냐에 따라 진기한 보물이 되기도 한다.





2014년 4월 24일 목요일

잔인한 사월

2014년의 사월은 참 잔인한 세월호가 그 긴 세월을 파먹으면서 모두에게 상처를 주고 있다.
그리고 사건 원인 이 과연 무엇이냐를 두고 많은 사람들이 갑론을박을 주고 받는다.  대부분의 대형 사건사고처럼 부패와 무책임 등 여러 원인이 복합적으로 엮여 있지 않을까 한다.
그리고 원인 외에도 사망원인과 관련한 합리적인 의심이 있긴 하다.  바로 꺠끗한 시신.  물론 가족으로서 깨끗한 시신을 마주하게 되어 고맙고 더 애틋한 마음이 들긴 할 것이다.   그러나 물 속에 일주일 넘게 있었는데도 이렇게 시신이 깨끗한 것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오늘 너무 힘들어 오후 휴가를 냈다제깍 집에 것이지 아무것도 하면서 두어 시간 쏘다니 다가 집에 왔다.   어쨌든, 그렇게 돌아다니다 어찌어찌 라디오를 듣게 되었는데  –  비교적 차분한
할머니가 라디오와 인터뷰하는데 손자의 시신이 뽀얀 얼굴에 눈만 감고 있어  떠보라고 하면 같다는 말을 한다그런데 다른 부모들도 다들 그런 식으로 말한다시신이 너무 꺠끗해 마치 시간 전까지 살았을 것만 같다고심지어  어떤 부모들은 인공호흡을 하기도 했다고 한다물론 실패로 끝났지만..
전에 다녔던 직장에서 어떤 게으름뱅이 해병대 출신 직원이 있었다 직원 , 시신 건져 올리기 가장 두렵고 적응 되는 일이었다고 한다왜냐하면, 시신이 물에 있으면 계속 불어서  부피가
많이 나가게 된단다그래서 건져올리기도 힘들고 퉁퉁 불은 시신을 마주하는 괴롭다고.
그래서 물어봤었다시신이 얼마나 오래 있어야 그렇게 불게 되느냐고 직원 며칠만 지나도 퉁퉁 불어 일하기 사납다고그래서 그렇게 물속에서 자신을 수습하는 누군가를 기다리는 얼마나 힘든 일이었겠냐, 물귀신이 가장 무섭다는 옛말이 하나도 틀린 아니라고그래서 강물에 빠져죽는 사람은 있어도 바다에 빠져 자살하는 사람은 드물다고 한다망망대해에서 표류 하는 두려운 자살을 생각한 사람도 마찬가지인 거다.. 그런데 일주일이나 지난 시신이 그렇게 꺠끗할까부검을 보면 직접적인 원인이 나오긴 것이다그러나 깨끗한 시신을 이기는 마뜩치 않을 것이다.. 그나마 깨끗하게 가는데 부검한다고 배를 가른다는 가족 입장에서 받아들이기 힘들겠지

어쨌든, 외에도 미증유의 비극에 대해 각종 의문이 생기는 어쩌면 당연하다모든 국민들이 과학지식으로 무장하진 않았으니까그래서 침몰 원인이나 깨끗한 시신에 대한 과학적인 해석이 필요할 같다불순한 의도가 아닌, 진짜 궁금해서 이니까.  

2014년 4월 16일 수요일

교훈

새벽 두시.  지금도 라디오와 인터넷뉴스에서는 진주앞바다에서 침몰한 세월호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배 이름처럼 오랜 세월을 버티지 못하고 21세기 최악의 침몰사고로  운명을 달리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이 안타까운 선박에 대해서.

무려 사백 칠십 여 명이 타고 있던 대형선박이었으며 - 정확한 승선인원은 해경과 선사와의 차이가 있다고 한다.  이 무슨 일인지.. - 무려 이백 구십여 명의 사망이 확실시되고 있는 비운의 선박에 대해.

실종자로 분류되고 있는 학생들이 대부분이지만 몇 시간 후 뉴스에선 어마어마한 숫자가 실종자에서 사망자로 분류될 것이다.
애석한 일이지만 물 속에서 허우적대는 것도 몇 십분을 견디기 어려운데 침몰한 배에서 고통스럽게 짧은 생을 마감했을 거라 예상하기 어렵지 않다.

안타까운 이야기.  아직 스무 살도 안 된 아이들이 희생자였기에 마음 아프다.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가장 먼저 배를 빠져 나온 이해불가 선장이 업무상 중과실로 중형을 받는 일만이 정의를 세울 수 있지 않을까.  물론 착한 판사들이 또 정상참작 어쩌구 해서 오년도 많다 치면 곤란하겠지만.

오늘 사고는 선내 방송을 듣지 않고 갑판에서 애타게 구조선에게 헬프 를 외치는 이들만이 살아남았다고 한다.  무슨 사고였는지는 몰라도  제자리에서 꼼짝 하지 말라는 얼토당토 않은 권고를 충실한 따른 착한 학생들에겐 황천길이 그 응답이었고.

그래서 생각한 건데,
위급 상황에서 기본 사항을 숙지한 이후엔( 감전의 위험성 은 미리 알아두는 게 좋을 것이다) 비이성적인 권고 따윈 무시하고 자신의 냉철한 판단력을 믿는 게 최선이다.
그래야 후회가 없다.. 훈육에 따른는 게 아니다 싶을 경우 과감하게 자신의 판단에 따르는 게 후회도 적고 성공 가능성도 높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조건 침착해지는 게 필요하겠지?  어떤 상황에서든.

또 하나.  수영은 가급적 배워두는 게 좋다.  물론 그 많은 학생들이 수영을 못 한다는 이유가 사망사고의 핵심은 아니지만, 혹시 모를 위험상황에서 수영에 자신이 있다는 건 큰 잇점이 된다.

과학기술이 아무리 발전했다지만 무너져 가는 배를 일으켜 세우는 건 쉽지 않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배안에서 애타게 구조를 기다리는 걸 뻔히 알면서도 바라만 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인간은 참으로 연약한 존재이다..
잠수전문가의 잠수실력도 최대 20~30분이라고 하고 위기가 닥칠 떄 무조건 먼 곳으로 대피하는 동물의 본능에 따라가려면 아직 멀었다.  이것저것 할 줄 아는 게 많다고 해도 막상 위급상황에서의 인간이란 존재의 생존능력은 한참 떨어진다..

학생들이 추운 바다에서 얼른 빠져 나왔으면 좋겠다.  그 모습이 우리가 바라는 모습은 아닐지라도  

2014년 1월 18일 토요일

한나와 그 자매들

새해가 밝아도 사람이 갑자기 변하지는 않는다.
나이들수록 악습을 없애기가 나쁜 습관 하나 더 추가하기 보다 얼마나 더 어려운지 절감한다

사람은 잘 변하지 않는다. 그 격언에 잘 맞는 영화 한 편.  한나와 그 자매들.
이건 지난 주 우연히 회사 근처 헌책방에서 구입했다.
혹시 고장난 DVD아닐까 걱정했는데 기우였다.

영화의 시작은 가족 파티로 시작한다.

가족관계가 참 특이하지만, 세 자매의 애정대소사가 따뜻하게 그려진다

미아 패로가 한나 역인 첫째를 맡았고 우디 앨런이 건강염려증환자인 그녀의 전 남편 역을 맡았다.

처음에는 한나의 현재 남편과 불륜관계인 셋쨰- 리 -가 여러모로 골때리고 황당하게 보이는데, 영화 막판에는 둘째가 전혀 의외의 대사를 하며 영화는 끝맺는다.
여차저차하여 언니의 전남편과 연결된 후, 파티 뒷편에서 "임신했어요"란 말 한 마디.
우디 앨런이 무정자증으로 이혼한 걸로 나와 이 뜻밖의 결말은 황당하고도 기억에 남는 결말이 될 수 밖에 없었다.

영화 중간중간 파티 장면에서 일련의 동양 어린이들이 나온다.

이들이 미아 패로가 입양한 아이들로 보이는데, 그 중에 머리를 예쁘게 기른 순이도 보인다.

아예 대놓고 로리타적 뉘앙스를 풍기는 맨하튼을 비롯하여... 우디 앨런의 영화를 보고 있자니 그의 아동성애증이 뜻밖에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는 취향임을 느낀다.
그 유명한 재판에서 - 
우디 앨런은 일관되게 자신과 순이는 법적인 혼인관계가 아니기 때문에 관계에 전혀 문제가 없음을 강변했고
미아 패로는 순이를 배은망덕한 딸내미로 묘사했다고 한다.
그래서 아마 배심원들은 "뭐야 사랑으로 키웠다면서 딸내미를 정신박약아 취급하네 " 이런 생각이 우디 앨런이 아동 성애자라는 생각보다 더 강한 인상을 주었을 것이다.

처음부터 그의 아동성애증만을 물고 늘어졌으면
지금 결론은 전혀 달랐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이를 보건대, 재판에서 핵심되는 사항만 물고 늘어지기, 흥분하지 않고 차분히 말하기. 이 두 가지가 위기 상황에서 얼마나 중요하던가... 

어쨌든 우디 앨런은 이런 추문에도 불구하고  
자신들과 꼭 빼닮은 백인한 명 동양인 한 명을 자신들의 아바타처럼 키우며 알콩달콩 잘 살고 있다.
아동성애자가 법적으로 응징된다고 하지만, 유명감독은 그 정도는 피해갈 수 있었던 듯.
아무튼, 몇 번 봐도 좋은 영화이다.

우디 앨런과 미아 패로는 현실에선 지저분한 법정 다툼까지 벌여 가며 이별 아닌 이별을 했지만,
미아 패로를 주연으로 만든 영화 모두가 그의 수작이다.
서로 상처를 받으면서도 주는 관계.  그들의 관계는 어쩜 작업면에서는 천생연분일지도 모른다.
사랑스러우면서도 답답하고 히스테릭한 여자,  그 여자에 못지 않게 초조하고 이기적이고 불안한 남자.
둘은 사랑으론 엮어질 수 없어도 동지애로선 똘똘 뭉칠 수 있을 것이다.

미아 패로와 함께 만들었던 일련의 영화들에 비하면 최근 나왔던 그의 영화 - 미드나잇 인 파리, 로마 위드 러브 - 는 많이 실망스러웠다.  
너무 빤한 영화... 그에 비하면 블루 재스민은 좀 나았지만.
남남이 되어 버렸지만, 늙은 미아 패로와 총기잃은 우디 앨런이 지금 다시, 노년의 위기에 대한 영화를 만들면
아주 괜찮은 영화가 나올 것 같다.


세 자매를 다룬 영화는 슬프다.  
세 자매를 다룬 소설은 슬픈 데다가 현실적이기까지 하다. 
세 자매가 나오는 드라마에선 꼭 한 명이 일찍 죽는다.  대부분 막내딸이 그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