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명량을 보고 난중일기를 다시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에는 아직 청계천이 허물어지기 전, 한자 반 어색한 한글 반 난중일기 문고판이 있다. 먼지쌓인 책을 읽어보면서 느낀 점이 두어가지 있다.
- 난중일기 이전에도 일기를 꾸준히 썼을 것이다. 난리중에도 글을 쓴 걸 보면, 난리 전에도 꾸준히 일기를 썼을 성격의 소유자라는 걸 알 수 있다. 난전일기는 어디에 있을까. 존재하기는 할까?
- 일기 중, 가장 많이 나온 표현은 날씨 이야기 말곤 "오늘은 나라 제삿날이라.. 공무를 보지 아니하였다"는 표현이다. 조선시대에는 제사가 큰일이었음에 분명하다. 개인의 삶에도, 나라 일에도 제사 때문에 하고 못하는 게 결정되고 산 사람 일보다 제삿일에 더 힘쓴 경우도 많았나 보다.
- 일주일 개념이 없었던 조선시대에는 어떻게 일하고 쉬는 기준을 만들었을까. 그러고 보니 어쩌면 제삿날이 휴일의 역할도 했으리라. 시간의 기준이 다르니 사는 방식도 달랐을 것이다.
술마시고 개가 되는 사람이 있다는 것, 공무에 사적인 일을 끼워놓는다는 것. 그런 건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
일기장도 누가 쓰느냐에 따라 진기한 보물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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