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0월 27일 일요일

셀프도배

토요일 오전 시험감독을 했다. 감독하는 중간 얼핏 시험문제를 보니...어려웠다. 이제 어려운 시험의 시도는 그만둬야 할 시기라는 걸 느꼈다.
집에 돌아와 좀 자다가 언니가 와 도배를 시작했다. 무려 세 시간을 낑낑댄 끝에 한쪽 면을 끝냈다.
끝나고 간단하게 술 한잔 한 다음. 언니는 파주 집으로 나는 한쪽만 도배한 우스꽝스런 집으로.
오늘 팔 빠지는 줄 알았다..

2019년 10월 24일 목요일

어떤 청년 이야기

영상 속 그 청년 이야기를 상상으로 써 본다.
아마도 그 청년은 법적으론 82년 1월 또는 2월생으로 되어있을 것이다. 방송에서 1979년생이라 얘기하는 건 그만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호적신고를 늦게 한 건 맞지만 삼년까지 미룬다는 건 좀 특이한 것. 가정적 이유가 있거나 사실 1980년생인데 518의 해에 태어난 게 싫어서 그냥 일년 반올림했을 수도 있다. 그의 고교시절까지는 특별히 속일 게 없다. 일진인 건 맞지만 공부는 잘하지 못했고 학교폭력으로 자잘한 훈장은 달았지만 특성화고 특성상 그런 학생이 한둘이 아닐 터. 졸업 후 중소 해운회사에 4년 반 다니다 목포해양대학에 들어갔지만 늦게 들어간 대학에 큰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 한 학기 내지 일년쯤..잠깐 다니다 고시로 인생역전을 하겠다는 의지로 서울 신림동에 입성한다. 동문으로 현재 인권변호사로 활발하게 활동중인 박모 변호사의 영향도 있었으리라. 그리고 바뀐 제도에 따라 일단 방통대에 등록해 법학과 필수학점을 이수한 후 사법시험에 응시한다. 머리는 상당히 좋아서 의외로 1차시험에 합격한 후 2차 시험에 도전하지만 연이은 낙방. 비슷한 일이 4년 가량 이어진다. 더 이상 계속할 수 없고 후원도 끊긴 바, 그는 내키진 않지만 다시 뱃사람이 되기로 한다. 떠벌이 성격과 장난기있는 말투. 그리고 친화력으로 그는 다시 배로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아 공무감독으로 일하게 된다. 그런데 일 특성상 적도 많이 만들게 된다. 어쨌든. 공무감독일은 선원으로 일하는 것보단 확실히 더 나은 환경을 제공해 주었다. 돈도 많이 벌고 예쁜 여성과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고 좋은 집에서 살게 되면서 사법시험에 대한 미련도 점점 사그라든다... 그러다 세월호 사건이 터지며 수사는 선박회사 비리로 관점을 돌리며 그가 다니던 회사에게도 수사팀이 들이닥친다... 그리고 그는 인생 최대의 위기를 맞게 되는데...이 년 후 그는 이제 스스로를 YOU튜바 大Tong령으로 칭하며 밝은 미래를 열어간다...

그가 2000년대 중반 한동안 신림동 고시촌에 있었단 얘기를 듣고 이런 상상이 들었다. 아마도 그는 이런 인생이력을 가지진 않았을까...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걸 속이는 사람은 없다. 100% 거짓말쟁이도 100% 진실만 찾는 사람도 드물다. 결국 자신이 행해왔던 자리에서 일부는 속이고 일부는 부풀리고 일부는 합리화하며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더 많다. 그 역시 아직까지도 일부는 속이고 일부는 눈치보며 수정하고 일부는 슬그머니 철회하는 방식으로 그만의 생계를 이어오고 있다...
끊임없이 B모씨를 저격하는 것도 결국 한 때 법을 공부해 본 바, 이게 법적으론 별거 아니라는 자기확신이 있어서이지 않을까. 아마도 수험생활기간동안 알고 지냈던 사람들 중 잘 풀려서 변호사니 검사니 하는 걸로 일하는 지인들도 있을 수 있다. 그래서 아마도 자신이 모든 상황을 콘트럴할 수 있단 생각에 빠진 것 아닐까.


자신을 위해서 남들에게 상처주는 걸 대단치 않게 여기는 이... 이런 사람들은 진짜 위험하다. 그리고 가급적 피하는 게 상책이다. ‘무서워서 피하냐, 더러워서 피하지’ 가 아니라, ‘ 더러워서 피하는 게 아니라 상처입을까 피한다’가 되어야 한다.

2019년 10월 20일 일요일

늦가을

1.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엉뚱한 영상으로 커밍아웃하는  사람들이 있다. 기자출신들이 많이 그런 듯 하다. 전직 기자시절 닦아놓은 메신저들 -아마도 행정관이나 보좌관. 비서관 정도 되는 듯-의 말을 바탕으로 본인도 은근슬쩍 그런 냄새를 풍긴다.
그래서 적당히 소스를 털어주고 슈퍼챗으로 챙기는 듯. 어쩌면 저렇게 버는 게 기자시절보단 훨씬 많을 테니. 잘 버는 게 부럽다.
어차피 유튜버들 다 돈 벌려고 하는 건데 뮐 그리 속상해 하나.  이런 깨달음이 유튜브에 빠진 정신세계를 계몽할 기회이니 오히려 나은 게지.

2. 나의 영국 인문 기행
  작은 책이지만 저자의 인문학적 소양이 빛나는 책.
  브리튼에 대한 일화, 윌리엄 터너에 대한 글이 인상적이었다.  브리튼도 동성애자였다니.. 과연 예술가들의 절반은 동성애자이던가.

3,  3년 전처럼 아마도 11월에 민주노총에선 대규모 파업이 벌어질 모양이다.  목적이 뭔진 잘 모르겠다만... 여러 가지 이유로 장기휴가를 떠난 사람들이 많기에 아마 11월은 목적없는 일만 많아질 거란 생각이 든다.  이런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4,  슈베르트의 피아노 소나타는 베토벤처럼 무겁지 않고 모차르트처럼 화려하지 않아서 좋다.  워낙 많은 작품을 남겨 일일이 번호를 적어가며 생각나는 대로 들었다.
자신만의 낭만주의를 완성한 작곡가.  가곡의 왕이니 요절한 천재니 하는 말보다 이 말이 더 적당하지 않을까.

2019년 10월 16일 수요일

2050

케이블tv에서 다음 미국대선 얘길 하면서 엘리자베스 워런을 띄워주는 걸 보니 예전 그녀가 쓴 자서전. 싸울권리도 생각나고 인류의 미래사란 책도 떠오른다.


수년 전, 도서관에서 '인류의 미래사'라는 책을 봤었다. 미래학자가 쓴 일종의 가상역사소설인데 2050년쯤 미래를 배경으로 그 시점에서 1970년경부터 이어지는 지나간 시대를 회상하는 내용이다. 

책에선 미국은 내전으로 국력이 상당히 쇠락하게 되고 환경오염도 심해져 많은 미국인들이 타국으로 이주하는 걸로 나온다. 그리고 더 이상 세계경찰의 역할을 하지 못하는 미국을 대신해 호주 멜버른에 un본부가 이전하고 -호주는 환경오염과 전쟁의 피해를 가장 적게 본 국가로 등장한다 - 미국 대통령은 메리 챠베스란 이름의 히스패닉계여성이 맡는 걸로 나온다. 

왠지 엘리자베스 워런을 보면 메리 챠베스란 이름이 딱 어울릴 것 같다.  되도 안 되는 인디언핏줄 타령을 해서 그런 것도 같고 엄청 진보적인 사람인 양 나오지만 까고 보면 그럴 것 같지도 않아서이기도 하다. 

트럼프시대에 고립주의로 턴하여 잠시 잘 나가다가 다음 정부를 민주당에서 맡으며 폭망에 가속도를 붙일 것만 같은 예감? 근데 트럼프가 계속 집권할 거란 얘기도 있네. 과연 미래학자 대 현실경제지 간 대결의 승자는 ?

한국이 어떻게 될진 대충 그려지는데 미국이 어떻게 변할지는 잘 모르겠다.  

궁금하긴 하다. 2050년경. 수명은 계속 늘어날 테니 어찌어찌 발전된 과학기술의 수혜를 받아 살아있긴 하겠지.  당연히 지금보단 더 쇠약해졌겠고 거리엔 독거노인들로 가득하겠지.   한창 연금수급자로 살아가고 있을 시기이네.  매월 연금지급일을 기다리며 돈계산을 하고 있으려나. 
왕가위가 그렸던 영화 2040에서 십년이 지난 시점. 일국양제가 끝난 후.  홍콩과 대만은 과연 중국 공산당이 접수했을까.   일본은 예언가 에드가 케이시의 말처럼 침몰해서 바다로 사라졌을까? 유럽은 진짜 유라비아로 변해 있을까?

많은 지역에서 앞으로의 2~3년간이 30년이상을 결정지을 터닝포인트가 될 것 같다.




2019년 10월 14일 월요일

송도

1. 송도 센트럴파크
주말. 엄마 아빠 언니와 함께 송도센트럴파크에 다녀왔다.
넷 다 각자의 집에서 출발해 중간부에서 만나 지하철을 타고 가는 따로 또 같이 여행이었다.
G타워도 가 보고 -도쿄도청과 비슷했다-사슴농원도 가 보고 토끼굴도 가 보고...넷 다 고만고만하지만 가장 돈 많이 버는 내가 고기도 샀고...아무튼 알찬 하루살이 여행이었다.
다녀와서 느낀 건 -신도시는 독신이 살기 부적당하단 것이다. 어린아이를 데리고 있는 젊은 부부에게 딱이지. 나같은 중년독신은 도심지에서 떠다니는 부유물처럼 살아가는 게 어울린다... 좀 슬프지만 현실이다.  그리고 더욱 슬펐던 건.. 갔다온지 하루 지나서 카메라를 잊어버렸다는 걸 발견했다는 것이다... 쓰기가 편해 자주 갖고 다녔는데 결국 오늘 알아차렷다.  너무 늦게 발견해서 찾을 수도 없다는 이야기...

2, 끝없는 사랑 - 청소년기의 위험성
  브룩 쉴즈 주연의 끝없는 사랑을 DVD로 봤다.  이 영화를 예전에 케이블로 본 적 있긴 했는데 차분이 다시 보니... 청소년기의 위험함을 다루는 영화 아닐까 싶었고, 한편으론 끝없는 스토킹 이란 부제를 붙여도 될 정도로 스토킹의 무서움을 보여주는 영화같기도 했다.

예전엔, 남자 주인공 데이비드의 파괴적인 모습이 괴이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오늘 보니 여주인공 제이드도 남주 못지 않게 특이하고 위험했다.
영화 끝 부분 제이드는 "데이비드처럼 날 사랑해 준 사람은 없을 것이다"라는 말을 한다.
영화 속 세월이 지났어도 기껏해야 17살. 고2정도에 불과한 소녀가 왜 그런 말을 한 것일까.
영화 속 제이드의 집은 꽤 부유하고 그가 데이비드와 조숙한 사랑게임을 하기 전에는 가정적으로도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왜 그녀는 방화로 자신의 아버지와 집을 날려버린 소년이 보여주는 서툴고 거친 애정에 왜 그토록 집착할까.

겉으로는 평온하고 행복해 보여도 마음 속 깊은 곳에는 파괴적인 욕망이 자라고 있었던 걸까.
그 나이대가 원래 감성적이고 충동적이지만... 데이빗같은 경우는 특히 더 위험하다.  자신의 욕망을 위해 타인의 목숨까지 저버릴 수 있는 사람이니.  근데도 딸내미는 정신을 못 차린다는 ㅠ.ㅠ.  사실 제이드는 애정결핍증에 걸린 게 아니었을까.
밑도 끝도 없는 결핍.  그리고 그 결핍을 채워준 건 철없는 남자친구의 치기엿던 것이다.



2019년 10월 1일 화요일

미니언즈

탄핵에 앞장선 언론인들과 정치인들 검사들 법관들을 귀신같이 두둔하며 모두 함께 문재인아웃을 외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한국인들 마음엔 끊임없이 보스를 찾아 헤매이는 미니언즈 유전자가 각인된 것 아닌가 싶다...이 또한 슬프지만 진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