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드는 생각인데, 1990년대 ~2000년대 한국영화 르네상스는 1980년대 전두환의 3S정책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 같다.
영화애호가들이 처음부터 명작영화에 흥미를 가질 수도 있겠지만 그런 이들은 매우 소수 엘리트층. 처음에는 분별없이 쏟아지는 성인비디오, 만화, 홍콩 무술영화를 보고 자라난 세대가 결국 언젠가는 타르코프스키의 희생을 보고 앙드레 바쟁의 평론을 보고 종국에는 영화감독의 길로 평론가의 길로 들어서지 않았을까. 타란티노도 처음은 비디오 가게 점원으로 홍콩영화를 보면서 영화감독의 꿈을 키웠듯이 말이다.
쓰레기같다고 무시받던 음란 비디오물과 프로스포츠의 범람이 차후 풍요로운 문화가 꽃필 수 있는 환경이 될 수 있었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여가부 장관을 여자 전두환이라고 칭하는 건 과한 칭찬이다.
전두환은 적어도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진 않았다. 집회 결사의 자유는 억압했지만 표현의 자유는 억압하지 않았으니 절반쯤은 괜찮았다고 봐야 한다.
정치적 올바름과 페미니스트라는 외피 위, 전체주의적 사고를 강요하는 여가부의 실질적 폐혜가 훨훨씬 더 크다.
그렇다고 그가 표현의 자유에 큰 관심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던 것 같고 그저 대학생들 시위같은 큰 덩어리의 시위만 아니라면 그럭저럭 자잘한 자유는 허용해줄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래서 군사정권이었지만 두발자유화 교복자유화 통금자유화가 줄줄이 발표되었고 영화 스포츠 산업도 많이 발전했다.
자칭 민주정부에서 어떤 정부도 생각해내지 못했던 강력한 표현의 자유 제한책이 인권의 얼굴을 하고 줄줄이 발표되고 있는 건 참 아이러니인데,
잘한다고 쉴드치는 언론들이 아직 많기에 한국판 빅 브라더 건설은 예상보다 더 빨리, 큰 반발없이 조용히 완료될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