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6월 23일 일요일

초여름

1.부석사
날씨가 더 더워지면 아무데도 갈 수 없을 것 같아 어제 언니와 함께 부석사에 다녀왔다.
하루코스론 좀 팍팍했지만 중소도시 특유의 느린 분위기.  산간지방 고유의 외로움에 어우러져 아주 좋은 관람이었다.
어린 스님의 기도 자세를 조각한 모습이 아주 귀여웠다.


2.장애등급제
등급제 폐지의 미래는 시간강사법이 통과된 현실과 비슷하게 흘러갈 것이다.
그럴싸한 명분에 이끌려 막상 폐지시켰지만 결국 변한 건 없고 심지어 과거가 나았다고 한탄하는 처지가 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상황을 우려했지만 연출자 입장에선 결과가 어찌되든 상관없을 터.
정기적으로 쇼를 안 해주면 불안+초조 증세가 나타나기 때문에 그들 입장에선 꼭 폐지시키고 "우리는 할 만큼 했다"란 명분만 남으면 되는 것이다...
언제나 그렇듯 현실이 어떻게 되든 아무 상관없이...

2019년 6월 20일 목요일

칼자루는 여자가

조사자와 피조사자가 엮이는 경우는 검찰이나 경찰 모두 생각보다 많을 것 같다.
몇년전 에이미 사건 때 검사도 그렇고, 조사받던 피의자와 동거했다는 의혹으로 정직까지 받았던 모검사가 현재 가장 잘 나가는 현실을 생각해보면 그런 사건이 있다 한들 줄만 잘 잡으면 크게 문제삼지 않는 경우도 의외로 많다.
수습검사 시기에 피의자에게 유사성행위를 요구했다던 간 큰 검사(후보생)도 생각난다. 그 떄 그 사람도 이젠 이름 바꾸고 어딘가에서 변호사로 잘 살고 있겠지? 아무런 일도 없었단 듯 말이다.
인원이 압도적인 경찰은 엮일 경우가 더 많을 것이다. 학교경찰관으로 근무했다 여고생과 사귀다 걸린 경우, 업소녀를 조사하다 그녀와 만나는 경우 , 등등...

돈이 엮이는 경우는 이성적으로 엮이는 경우보다 더 흔하고 위험할 것이다.
사기꾼은 사기칠 대상을 알아본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감방 안에서도 영업한다는 사기꾼들이 돈에 쪼들리는 검사, 경찰을 알아보기란 식은죽 먹기일 터. 평생 고귀하게 살았더라도 잠시 삐끗한 사이 어느새 돈 때문에 협박받는 처지가 될 수도 있다.
그럼, 피의자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도 승승장구하는 이들의 특성엔 어떤 점이 있을까?
의도적으로 누군가를 밀어주는 경우는 제외하더라도 서로간의 관계를 규정하는 결정적 키는 여자가 쥐고 있다.
옛날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열렬히 구애하던 남자와 그런 남자를 귀찮아하던 여자가 하룻밤을 보낸 후 관계가 역전되어 여자는 매달리는 처지, 남자는 뭔가 약점을 쥐고 있는 관계로 바뀌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이렇게 과거 관계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이는 여자보단 남자였다.
남자의 마음이 어떻게 변하느냐에 따라 여자의 처지가 결정되는 경우가 상당수였다.
허나, 21세기 미투시대에는 모든게 변했다.
서로 좋아서 한 관계였을지라도 "나중에 생각해 보니 권력을 이용한 그루밍성관계였다", "그 땐 공포감 떄문에 저항하지 못했지만 심적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었고 후환이 두려워 참고 살았다"고 관계를 규정하면, 남자는 순식간에 절벽 아래로 떨어지고 여자는 면죄부를 얻는다.
물론 "진짜 그루밍 성폭력"도 상당수겠지만, 30~40대 성인이 상당시일이 지난 후 "알고 보니 성폭력"을 주장하는 경우, 결국 그 폭로자의 의도에 따라 남자들의 운명은 하늘과 땅 차이다.
여자의 변심에 감옥가는 남자들이 속출하는 시대.
그렇게 만드는 여자들도 대단하고 착각하다 뒤통수맞는 남자들도 한심하긴 마찬가지다.

2019년 6월 17일 월요일

퇴직후 20년

58~63년생들이 진짜 많긴 한지 내가 알던 선배직원들도 이번 6월말 정년퇴직을 많이 앞두고 있다.
60세면 아직 한창 돈 들어갈 데가 많고 에너지도 많은 나이.  나도 다녔던 날이 다닐 날보다 더 많다.
퇴직때까지 대략 15년... 금방 훅 가버리겠지.

대부분의 퇴직직원들의 행로를 살펴보면.
일단 내가 아는 퇴직직원은 100퍼센트 기혼직원들이었으므로 이들을 기준으로 살펴보건대 -
약간의 목돈이 들어오고 퇴직이란 큰 일을 해 냈으므로 일단은 기분좋게 부부동반 해외여행을 떠난다.
이 때 약간 돈을 들여서라도 좋은 여행상품으로 가는 것 같다.  그렇게 한두달 정도 재충전의 시간을 보내고
집에서 소일하든 도서관을 다니든 여하간 집 주변을 서성이는 시간이 늘어나고 이러면서 잡념도 늘고 가족들과 소소하게 다툴 일도 늘어나게 된다...

그리고 돈도 충분치 않고 연금받기 전까지 아직 많은 시간이 남아잇음을 깨닫고 재취업을 생각해보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다가...
가장 나쁜 선택지 - 돈을 들여 사업을 한다.  그나마 나은 선택지 - 어딘가에 취업을 한다
대략 이 두 가지 선택 아닌 당위성에 다다르게 된다. 

그렇다고 미혼의 퇴직 이후가 좋냐 하면 그건 더 최악.
주변에 돌봐주고 상의할 사람이 없다 보니 사기에 엮일 가능성도 커지고
가족들도 많은 부담으로 다가오고
퇴직 후 차원이 다른 고독에 시달리고 흠...
이제껏 충분히 좋은 날도 없었던 것 같은데.
어느덧 나이만 들어 걱정해야 할 시간이 다가왔네.
이것이 인간의 운명의 굴레라 생각하면  좀 짠하지만 받아들일 만 하다.

2019년 6월 15일 토요일

주말 오후 상념

1. 골골 90
골골 70 80 시대를 넘어 90을 찍는 노인들이 많아졌다는 사실을 장례식장갈 때마다 깨닫는다. 
건강하게 사는 건 축복이지만 요양병원에서 5년 넘게 사는 건 제3자 입장에선 그닥 축복으로 보이진 않고 그저 힘들고 안타까워보이는 생존이다.  하지만 누구도 그 가치를 평가할 순 없으리라.  
내가 생각했던 수명보다 훨씬 오래 살 수 있다는 걸 깨닫는 것.  이것도 중요하다.

2. 집중력
나이가 드니 집중력도 떨어진다.  그나마 있던 집중력까지 떨어지니 뭘 해보겠다는 건 갈수록 요원한 꿈.
꿈이 꿈으로만 끝날 수 있는 요건이 모두 갖춰졌다...

3.외로움
휴일 오후엔 보통 외로움이 심해지지만 일요일 오후의 절망감 허탈함 고립감은 좀 강도가 세다.
이럴 때 내 해법은 무작정 거리 돌아다니기 였다만 나이가 드니 서있으면 앉고 싶고 앉아있으면 누워있고싶은 게 심리라 이 무게를 견디는 게 쉽진 않다.
이 방이 확실히 뭔가 사람을 주저앉히는 마력이 있다.  너무 조용해서 그럴까. 당장 부서질 것 같은 위험시설물을 안고 있어서 그럴까.

4. 석방
왜 박근혜가 올해 안에 석방될 거라 바람잡는 사람들이 많을까.  석방이 되면 좋지.  모든 이해관계를 떠나서.  하지만 여태까지처럼 말만 많고 결국 그녀의 석방을 방해하는 이들이 많은 게 현실이다...

2019년 6월 11일 화요일

집수리+

한 집에 산 지 너무나 오래 되다 보니 새집으로 이사를 가던지 대대적인 수리를 하든지 양자택일해야 할 시점이 다가왔다.
어젠 당장 여름과 겨울을 지낼 수 있는 최소한의 조치사항을 생각해봤다.
썩은 화장실 문 교체 40만원, 보일러교체 50만원, 에어콘 80만원..넉넉히 세 가지만 해도 200만원이네.
아예 이사하는 게 더 낫겠지 싶다. 사실 정체된 공간에선 삶도 생각도 정체될 수 밖에 없다.

이사도 여의치 않고 대규모 집수리인가를 떠올리지니 심란한 맘이 들던 중.
오랜만으로 타칭 몽골박사 그레잇게임을 봤다. 그간 이 사람이 떠들었던 주요소재는 주변 유튜버를 많이 짜집기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한샘회장과 홍회장을 위시한 여시재과 인사들의 친중라인 의혹은 이미 월리엄 리를 비롯한 우파 유튜버들이 많이 제기한. 의혹을 넘어선 팩트이기 때문에 이제 와 자신만이 알고 있다고 하기도 어럽고.
조ㅇㅈ의혹 역시 자신이 은근 돌려까는 변희재와 뱅모가 이미 이년전부터  줄창 제기하는 비판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
어쩌면 그의 학문적 업적(?)은 뉴스타운시절이 처음마지막이었는지 모른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과거 자장면 더럽게 먹기 학교 참피온 백모씨가 아수라란 이름을 걸고 하는 아수라장이란 프로도 봤다.  이 프로를 보면서 그간 이 사람이 누구와 닮았었는지 그 해답을 찾아냈다. 그렇다. 그는 바로 예전 pc통신 논객 김완섭의 후예같다.
창녀론 이란 해괴하지만 은근 자극적인 언어로 피씨통신계를 주름잡던 김완섭의 개똥철학을 다시 듣는 듯 하여 묘했다.

이제 더 이상 욕하면서 보는 이상한 느낌에 시달리지 않아서 좋다. 그의 방송은 딱 그 정도였던 것이다. 과거 김완섭의 또다른 아류.
그들이 유튜브시대를 맞아 다시 새 세대로 돌아왔던 것을 이제야 비로소 깨달았다.

더 이상 이들의 오프강연을 쫓아다닐 이유는 없을 것 같다.

2019년 6월 6일 목요일

블루문

그를 보면
잠시 어그로끌다 때되면 해외순방으로 머리식히고 다시 또 영화 한 편 보고 자기편 좋아하는  얘기해 주고.
이처럼 날로 먹는 직업이 어디 있을까 싶고

이년 전 그 혼란 시기가 사실 한국의 전성기 아니었을까 싶다. 앞으로 그토록 풍요롭고 자유로운 시기는 한국역사상 도래하지 않으리라.


2019년 6월 1일 토요일

개룡남

결국 가로세로연구소가 넷상에서 대차게 까이는 건 아수라와 안정권의 강용석에 대한 개인적인 미움에서 비롯되었던 것 같다.  생각해보니 작년 1심 판결날  강용석이 법정구속되었을 때 둘이 합동방송도 했었네.
참.  남자들의 유치한 복수심이란... 여자들은 명함도 못 내밀 정도다.

이 시대의 마지막 개천에서 나온 용이라는 남자 강용석이 대차게 까이는 걸 보고 든 생각.  자신이 자초한 점도 있지만 결국 그에게 드리운 가장 불편한 시선은 - 너무 나댄다는 개룡남이라는 점.  그래서 같은 남자들이 재수없어한다는 점이 한몫한다.

개룡남이 평범하게 자신의 일을 할 때 사람들은 별 말이 없지만 그가 자신의 출세욕구를 드러내는 순간 사람들은 그의 문제점을 찾아내는 데 온 힘을 기울인다.

개룡남을 싫어하는 건 여자들이 아니라 또래 남자들이다.
여자들은 좋고 싫고 별 상관없어한다.   허나 남자들은 틀리다.  알아서 기는 잘 사는 집 얘들보다 못 사는데 공부 잘해서 출세하고 좋은 집에 장가간 남자들을 은근 질시한다.   그 개룡남이 묵묵히 일하는 스타일이 아닌 소위 발랑 까진 스타일이면 그 시기의 정도는 더욱 커진다.
그러고 보면 남자들의 질투가 더욱 심하고 집요하다.   개룡남들이 언론과 방송에서 쓰레기같은 이미지로 줄기차게 나온 데에는 이런 배경도 한몫할 것이다.

사실 한국인들은 개룡남 개룡녀를 싫어한다.  그리고 그들의 이러한 성향을 간파하고 붕어 가재는 개울에서 살라는 일침이 나온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