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2월 5일 금요일

선녀와 나무꾼

방한에 신경쓰느라 패션은 개나 줘 버린 나의 패션을 보고 회사 남자직원은 꼭 회사 끝나고 나무 캐러 가는 사람 같다고 놀린다.
겨울철이면 항상 좀 큰 배낭에 트래킹화를 신고 다니는 내 모습은 전형적인 나무꾼의 모습이로다.
나무꾼 곁에는 선녀가 있어야겠지?
나무꾼이 여자니 선녀 역할은 가브리엘이나 미카엘같은 천사가 어울리겠구나.

어릴 적 선녀와 나무꾼을 읽으며 들었던 생각은, 그깟 옷 좀 잃어버렸다고 나무꾼과 결혼할 생각을 한 선녀도 바보같단 생각이었고
본심을 숨긴 채 아이 셋 낳을 동안 하늘로 돌아갈 날만 기다린 선녀가 무서운 여자라는 생각도 들었었다.  이 이야기는 어린이가 읽기에 참 관능적인 동화이기도 하다. 

천사들도 옷을 뺏기면 갈 길 포기하고 나무꾼과 결혼할까.  아니면 뒤도 안 보고 도망칠까.
아마 옷을 훔친 사람 얼굴을 봐 뒀다가 생각해 보고 결정할 것이다.

겨울은 나무꾼도 천사도 참 외로운 계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