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에 가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성 소피아 건너편엔 술탄 아흐메드라는 이름의 커다란 모스크가 이미 있다.
일명 블루모스크. 사실 겉으로 보기엔 이쪽이 훨씬 더 멋져 보인다.
푸르스름한 첨탑이 노을에 빛나고 아잔 읽어주는 남자가 큰 소리로 코란 구절을 외치는 저녁 6시 즈음이 산책하기 가장 좋다.
성소피아보다 더 크고 웅장하다. 마당도 훨씬 넓고.
이 두 가지 웅장한 시설물들은 해변을 가까이 두고 있다. 갈매기들과 길고양이들이 자리를 차지한 바닷가 앞 성당과 모스크...
많은 것들이 변했어도 풍경은 언제나 아름답다.
어차피 바로 건너편 대형 모스크가 있는데 굳이 불편함을 감수하면서도 모스크로 바꾼 걸 보면...
종교에 호소할 정도로 인기가 없는 건가, 선거를 위해 무리수를 둔 건가.
외부에선 탐탁치 않아 보여도 결국 저 나라 많은 사람들이 모스크로 바꾸길 원해 바꾼 것일 것이다. 결국 세속주의는 그저 당위성이었을 뿐, 사실 신정국가를 갈망하는 이들이 훨씬 많은 것.
터키도 이란처럼 종교혁명이 일어날까? 그렇진 않다. 서서히 세속주의에서 신정주의로 바뀌고 있으니 급격한 혁명 따윈 없을 것이다.
반대로 다시 세속주의로 방향을 틀지도 않을 것이다. 이 나라 국민들의 마음은 이미 신정주의에 가까워져 있지만 굳이 그걸 확인하려 들진 않을 것이다. 왜냐 "우린 다른 중동국가와 틀린 유럽국가니까"라는 확신이 있으므로.
하지만 어느 순간 여자들은 히잡을 하지 않으면 밖에 나가기가 꺼려질 것이고 히잡을 하지 않은 채 지하철을 타거나 공공장소에 가면 왠지 불편함을 느낄 것이다. 옷차림이 정숙하지 못하다는 이유로 욕설을 듣거나 폭행을 당해도 피해자가 그럴 말 했다는 목소리가 은근 커질 것이다.
터키는 은근 한국과 닮았다. 아르헨티나, 필리핀, 이탈리아와 더불어 한국과 매우 비슷한 나라 4개국에 속한다.
하지만 각 나라의 운명은 닮은 듯 다르겠지. 과연 대 전환기. 각 대륙의 다섯 나라는 어떻게 변해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