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0월 24일 월요일

지속적인 민폐

를 끼치고 있다...

물론 다행이도 부모님이 오는 횟수는 줄어들지만...

1994년 어느 늦은 밤이 아닌, 어느 여름에 완공된 오피스텔인데...

참으로 많은 고장이 나고 있다.

천장


얼핏 보면 모양을 위해 저리 붙인 것으로 보일진대, 사실은 천장이 갈라져서 붙여놓은 것.

세탁기는 배수로 길이가 짧아 아빠가 고쳐주셨다...

이제 더 이상 손을 빌리지 말아야 하는데...

그래도 남산이 가까이 있으니 좋긴 하다.

밤에 산책가고 불꽃놀이도 먼 곳에서 구경하고...


지금은 N서울타워라고 N자가 하나 더 붙은 서울타워에서 시작하는 연인들을 바라보고...


수많은 관광객들 사이에서 츄리닝 바람으로 여기저기 다니고

그리고 또 다시 긴 산책길...



남산 도서관 휴게실에서 본 글귀.

"남산 도서관을 이용하시는 여러분들이 뜻한 바 이룰 수 있길 기원합니다"

이 짧은 말에 왜 울컥했을까.

마치 여권 앞 외교통상부 장관의 당부하는 말씀을 읽었을 떄처럼...

아무런 상관없는 이들이 그래도 나를 지켜준다는 이상한 안도감이 들었기 떄문일까...

작은 뜻이라도 이루도록 하자.

이 바퀴벌레 천국에서.

이 추운 동토의 왕국에서.


2011년 10월 15일 토요일

Into the world

주중 내내 바퀴벌레 색출을 하느라 몇 년은 늙러버린 듯 했다.
주말이 되어 조금 정신을 차릴 무렵, 집앞 남산도서관에서 비디오를 빌렸다.

인투더 월드.

실화를 바탕으로 숀팬이 연출한 영화이다.

한 젊은이가 있었다.

천구백구십이년 사월. 숲속 버스 안에서 아사한 채 수렵꾼에게 발견된 스물 세 살 청년.

대학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으나 물질가치적 삶, 이기적인 부모들의 모순된 삶을 되풀이하지 않겠단 일념 하에,
하지만 그 나이 또래 무계획적이고 약간은 낭만적인 느낌에 이끌려...

전재산 이만사천달러를 옥스팜에 기부하고 알래스카로 가겠다는 목적지를 갖고 긴 여행길에 오른다.

부모에겐 편지 한 장 달랑 써 놓고.

왠지 아제아제 바라아제의 순녀처럼.

목적은 다르지만 묻지마 출가를 한다는 건 동일하다.

그가 인복이 좋았던지, 히피부부, 맥도날드 직원들, 퇴역군인...

그가 가는 길엔 그의 불행한 인생의 마지막을 걱정하듯 친절한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순수하지만 앞뒤 재지 않는 그의 심성을 걱정하기도 하고

그의 모습에서 자신들의 가족 생각에 눈물흘리면서 진심으로 걱정한다.

영화는 그가 남긴 일기를 토대로 하나뿐인 여동생 역할을 하는 배우가 그의 심리상태, 자신의 눈에 비친 그의 모습을 나래이션한다.

불가능한 목적지는 있지만 끝내 비극으로 끝난 그의 묻지마 행로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길을 찾는 이 젊은이가 숭산스님같은 선승을 만났다면 스님이 되었을 수도 있었을 것 같고

조금만 더 적극성을 나타냈다면 자신의 양아들이 되길 바랬던 현명한 노인과 보람찬 인생을 설계했을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

지금은 가 버린 총명한 청년을 기억하느라 새벽시간을 다 소비하고...

오늘 아침은 정말 늦게 일어났다...



2011년 10월 1일 토요일

살아본 소감

일주일간 살아보니
앞으로 더 부지런하게 살아야 겠다는 생각은 들지만
거주지를 바꾼다고 궁극적으로 자신이 변하는 건 아니라는 생각도 든다.

엄마는 주말마다 오길 바라지만
사실 그렇다면 굳이 온 보람이 없다...
내일 가서는 시월 말에 오겠다고 말씀드려야 겠다.

이 집의 좋은 점 하나는 옥상에 빨래 널 공간이 충분하다는 것.
그래서 찍어봤다.


항상 공사하는 건물이 있고

학교가 있고

어지럽게 널려진 건물들이 뺴곡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