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4월 26일 일요일

멀어지는 종교

이번 주부터 미사가 시작되었으니 엄마 아빠의 답답함이 좀 풀릴 거라 생각하고 주말에 전화했다.
하지만 "65세 이상은 가급적 집에 있으란다.."라는 엄마의 풀죽은 얘길 들으니 왠지 코로나로 인해 교회는 신자들과 점점 더 멀어지는 것 아닐까 싶어졌다.
이번에 피해가 워낙 크니 - 남유럽에선 주교들도 상당수 사망했단다 -  주의를 기울이는 건 알겠지만 탈종교화의 스타트를 성당이 시작하는 것 아닌가 싶기도.

신자마다 바코드를 찍는다니 음모론자들이 얘기하는 666사인이 생각나 좀 머뭇거려진다.  하긴 QR코드 아닌 게 다행인 건가...

가톨릭의 움직임 중 마음에 들지 않는 또 하나.  주류를 벗어난 신자들을 좀 포용할 순 없는 걸까.  가톨릭좌경화에 반대한다며 25일동안 굶다가 죽은 할아버지를 보니 그냥 이런 생각이 드네
현 가톨릭 주류가 정의구현사제단을 위시한 좌파라는 건 잘 알겠다만 신자들을 대할 땐 좀 더 넉넉하게 대해야 한다.
나이 80 넘은 신자가 자신이 다니던 성당 앞에서 노숙농성을 할 땐, 그 사람이 극우이던 태극기부대이건 상관없이 좀 애처로운 마음으로 돌봐줬어야 하는 것 아닌가
서울대교구, 사목회, 신부들은 저렇게 방치할 수 밖에 없었던 걸까? 
저 사람 의견이 맘에 안 든다 쳐도 나이든 어르신이 성당 앞에 20일 넘게 노숙하는 걸 바라보며 과연 어떤 마음이 들었을까.

권세를 얻었지만 대중으로부턴 멀어진 종교의 모습을 여기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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