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2월 29일 토요일

잠깐 여행 - 오사카 낮

낮의 오사카는 - 강을 지나가면서 보는 마스크 쓴 거대한 셀러리맨들,
그리고 위압적인 건물들.
최근 지은 그나마 나은 건물들.
오사카성.
을 관람하면 오전이 후딱 지나간다.


그리하여 여긴 오사카성.



오사카공의회.


지하에 있는 레스토랑 오므라이스가 맛있다.





잠깐 여행 - 고베

오후 늦게서야 고베로 향해서
이곳에선 유명하다는 빵집을 순례하고
고로케빵을 먹은 것 이외
특별히 한 일이 없다.

언덕을 따라 올라가면
예전 일본 개항 초기
서양인들이 옹기종기 살았다는 주거지를 관광지로 꾸며놨다.

남해 독일마을같은 공간을 도심에 꾸며놨달까.
근데 여긴 사람이 살진 않는다.

아기자기하고 세련된 느낌이

잠깐 고베를 둘러본 소감이다.


여긴 스타벅스.
겉만 봐선 어느 산장이나 레스토랑같다.


주말이라 사람들이 쏟아져나왔다.


춥진 않지만 네 시만 되어도 컴컴해진다.
사람들이 여름에 여행을 떠나는 이유가 있다.


우리나라 을지로나 명동역과 흡사하다.


잠깐 여행 - 오사카 밤 거리

2012년 12월 오사카의 밤 거리도 도쿄 못지 않게 화려했다.

먹자 골목 격인 도톤보리를 휘감는 이 뛰는 남자 광고가 여행의 출발점이다.


뒤로는 이제 곧 있으면 폭발한다는 후지산, 도쿄타워, 오사카 성이 삼위일체로 남자를 지켜준다.


광고사진이 빼곡한 이 거리가 영화 블레이드 러너의 첫 장면처럼 느껴졌다.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더 직접적으로 광고를 찍는 듯.


새벽 한 시가 넘도록 거리의 소요는 그치지 않는다.
먹다가 망한다는 도시 별명이 딱 맞다.




잠깐 여행 - 교토 2

역에서 내려 기요미즈테라 라는 곳으로 이동하는데
새가 훌쩍 나를 가로지른다.



작은 강이 흐르고
예전부터 유명했다는, 오래된 극장 앞에 사람들이 모여 있다.



계속 유지보수를 하고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이 많아 비교는 힘들겠지만. 건물 수리 면에선 참고할 점이 많은 동네이다.


다시 청수사...




잠깐 여행 - 교토

일본에 나흘동안 다녀온 지 벌써 이주일이 흘러갔다.

아마도, 일본에 갈 일은 이제 없을 듯 하다.
아니, 가야 할 일이라면 가겠지만,
여행으로 가는 일은 없을 것 같다...

이번 잠깐 여행도 비록 좋은 일만 있었던 공간과 시간은 아니었으나...
완전한 여행이 아닐지라도

모든 여행은 잔해를 남긴다.

그렇게 잠깐 다녀온 축축하고 습기찬 교토도 지금 생각해 보니 좋다.

생각해 보면, 오년 전에도 여길 갔었다.




이렇게 비싼 기모노를 입은 여자들을 흔하게 볼 수 있는 곳.



우리나라 절보다 조잡하지만 서양인들에겐 더 큰 감흥을 불러온다는 수많은 사찰.


먼 곳에서 내려다 보면 그렇게 지진이 많이 나는 곳인데도 목조건물을 고집하는 괴이한 장인정신도 궁금하고


소원을 적은 종이조각들


청수사에서 내려다 본 귀가길.


원래는 - 좀 다른 곳으로 가려고 했는데 오년 전 갔던 곳을 복기하는 모양새였다.

그래도 교토는 조용하고 한가로웠다.

방사능으로 일본열도가 충만해지건 말건
지진이 나건 말건

온갖 어지러움 속에서도 자신의 공간을 꿋꿋이 유지하고 있었다.





2012년 12월 19일 수요일

투표

어제 여덟시 쯤, 남산을 올라가는데 을지로 부근에서 사람들의 함성이 울려퍼졌다.

이상하다... 선거는 오늘인데... 생각해 보니 어제 여당 후보의 유세 피날레를 그 즈음에서 했었기에 소리가 거기까지 들리는 것이었다.

오후 두 시경 투표하러 간 후암초등학교엔 할아버지 할머니 젊은 사람 여자 남자 모두 모처럼 줄을 서서 투표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잠깐 고민하다 투표를 했으나...

음... 오늘같은 결과는 좀 의외이다.

투표율이 높은 게 야당에 유리하단 건 이제 별 의미없는 격언으로 돌려야 할까.

오늘 투표의 승리자는 - 국정원 김 모 여직원이다.

그녀가 하는 말이 진실이든 약간의 가식이 섞여 있든 아마 오늘 하루 마음을 졸였을 것이다.

그녀에겐 잘 되었네... 계속 좋은 직장에 다니게 되었으니...

선거의 패자는

케이블 티브이에 나와 꿈속에서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는 암시를 받았다며 온갖 설레발을 쳤던 무속인.

재야원로라며 끊임없이 안철수 전 후보의 양보를 강요했던 그 분들.  이 분들이야 말로 이제 역사의 뒤안길에서 성원만을 보내야 할 걸로 보인다.

선거결과는 이랬지만

그래도 개인적으로 오늘 하루 쉬어서 좋았다.

엄마 병원에도 가고

슈퍼에도 가고

빨래도 엄청 많이 하고...

내년엔 한글날을  포함해 엄청 많은 공휴일이 포진해 있다...

내년만 어떻게 더 버텨 보자꾸나...


2012년 12월 18일 화요일

아임 낫 데어

처음 이 제목을 봤을 때
I'm not dare 인 줄 알았다., 그러나 I'm not there 로 밥 딜런의 노래 제목을 딴 일곱 명의 밥 딜런 오마주들이 그의 분신으로 행동하고 사고하는 이야기

이 중에는 총잡이로 유명했던 빌리 더 키드로 분한 리처드 기어, 유명가수이지만 냉소적이고 자기파괴적인 남자가수로 분한 케이트블랜쳇,  미술학도로 탑배우로 성장하지만 그 과정에서 부인과 갈등을 겪고 헤어지게 되는 히스 레저, 의식있는 가수로 평가받지만 자신을 보는 가식적인 모습에 분노하고 오순절평화의교회 목사로 또는 복음성가 가수로 살아가는 크리스천 베일, 노래에 살고 죽는 떠돌이 흑인 꼬마,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을 담담히 육성으로 전하는 작가 벤 위쇼의 모습이 겹쳐 보인다.

밥 딜런의 노래가 전면에 흐르기 떄문에 그의 노래 가사를 좋든 싫든 음미하게 된다.

like a rolling stone의 가사가 특히 좋았다.

예전에는 없이 사는 사람들을 무시하던 네가 지금 잘 곳도 마땅치 않고 하루하루 끼니를 걱정하면서 살아야 하는 지금 네 심정이 어떠냐는 노래.

어떻게 느끼냐고 짜증내듯 절규하는 목소리가 인상적이다.

여자이지만 성별을 넘어서 모호한 연기를 보여준 케이트 블란쳇도 좋았다.

1960년대에 대해 낭만적인 향수가 넘치는 영화들이 많지만,

실제 사람들의 삶은 어떠했을까?

가끔 1980년대 대학을 졸업한 학생들이 마치 시대의 중심이었던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사실 1980년대 대학진학율은 지금의 1/4 정도에 불과했다.

대학에 가고 데모하는 학생들도 어느 정도 중산층에 편입되었거나 편입될 준비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

그 시대 문화현상이 주역임은 부인할 수 없지만 그 시대 대학생이나 청년문화 주도층들이 사회의 주류는 아닐 것이다.

그저 실패한 문화혁명의 기대주였기에 끊임없는 찬양의 대상이 된지도 모르겠다...

대학교육이 보편화된 지금의 학생들을 보고 1980년대, 1970년대 학생들과 비교하는 건 좀 어렵지 않나 싶다.

아무튼 이 영화는 밥 딜런에 대한 수많은 다큐멘터리나 영화보다 더 밥딜런에게 헌정하는 최고의 헌정영화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