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도 자신과 비슷한 처지라는 걸 알게 되면 이상하리만치 안도감에 젖는 게 인간의 본성이다...
추석이 예전같은 북적거림이 없단 기사를 보니 이렇게 된 지 꽤 되었는데 왜 지금 이런 기사가 나올까 싶었다.
사실 이런 분위기 된 지 오래 되었지..자식 셋인 우리집도 한명만 결혼하고 두 명은 각자 홀로 사는 걸 보면 - 예전엔 엄마 걱정이 하늘을 찔렀지만 요즘에는 이런 가족들이 많다는 걸 확인해서인지 전처럼 걱정은 안 하는 눈치다 -' 따로 또 같이'가 명절모토가 된 지 오래 되었음을 알 수 있다.
추석이라서 외롭거나 뭐 이런 건 당연히 없고 대신
아예 일본처럼 8월 15일 양력이 추석이면 좋겠단 생각이 든다. 난 예전 군사정부 시절의 양력설 정책이 맘에 든다. 그래서 예전 국민학교시절처럼 1월 1일부터 3일까지 설날로 쉬고 내친 김에 추석추석도 양력추석으로 바꿔서 - 마치 일본 '오봉'처럼 - 8월 15일 광복절을 추석으로 겹치기시켜 앞뒤 3일정도 쉬었으면 좋겠다. 마치 서양의 부활절이나 크리스마스처럼 Semi-vacation 이 되는 거다.
그런데 가능성은 별로 없겠지..1월 1일 하루 쉬고 한달쯤 있다가 음력설. 8월 15일 광복절 하루 쉬고 한달있다 추석. 이러는 건 마치 휴가의 시에스타같은 느낌이다. 어설프게 하루 쉬고 다시 한달 기다렸다 본게임에 들어가는 것? 마침 남유럽 시에스타도 이젠 안하는 추세라 하니 이참에 없애는 게 어떨까.
아무튼 배우자와 자녀는 없어도 아직 부모와 형제는 있으니 - 추석 당일엔 집에 가서 차례음식먹고 TV좀 보다 보면 시댁에 갔다 오는 언니네 가족들을 맞이한다. 우리가 '유일한 내빈'이라 부르는 조카들에게 용돈을 좀 쥐어주고 학교다니는 얘길 듣다가 같이 영화관에 가거나 고궁에 갔다가 늦은 저녁 또는 그 다음날 나의 집으로 온다...
대략 독신자의 추석풍경은 이러하다. 다른 이들도 나와 별다를 바 없겠지.
아마 부모님 돌아가시면 그나마 하는 전부침도 안할 거 같긴 하다. 가끔 그 맛이 그리우면 근처 마트 내 반찬가게에서 사서 데워먹으며 옛날 옛적 추석 땐 질릴 정도로 많이 먹었단 추억에 젖겠지...
결국 독신생활의 성패여부는 퇴직하고 부모도 사망할 무녑인 60대 이후를 어떻게 사느냐같다.
두렵지만 언젠가 찾아올 미래.
결국 독신생활의 성패여부는 퇴직하고 부모도 사망할 무녑인 60대 이후를 어떻게 사느냐같다.
두렵지만 언젠가 찾아올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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