꺠진 머리를 부여잡고 간신히 퇴원해 집에 있으니 들려오는 소식은 내가 사는 이 집도 이번에 개발대상지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것.
머리깨진 사이 참 많은 일들이 있었구나..
워낙 고지대라서 어차피 고도제한구역에 걸려 개발대상지는 아닐 거라 생각했는데- 언니 말로는 이번 기회에 몰아서 할 가능성이 높단다.
하긴 용산고 앞은 이미 GTX공사로 들썩인지 꽤 되었다.
윗동네라고 예외는 아니겠지.
집주인들 생각은 어차피 갖고 있어봤자 도움이 되지 않으니 노숙자촌이 되었건, 임대촌이 되었건 이 기회에 보상받는 게 낫다고 생각할 가능성이 높긴 하다.
서울시장이 또 여당에서 된다면 개발계획은 순풍에 날개돋힐 가능성이 높단다.
그리고 내년엔 벌써 대선. 선거 전 시각적 효과를 위한 삽질을 하기 위해서라도 후딱 해치울 수 있겠지.
이미 부모님 집 근처 있었던 영등포교도소 이전을 보며 깨닫긴 했다.
가만 있다가 선거를 앞두고 갑자기 땅을 파대는 그 저돌성이란.
어쩌다 보니 장기세입자가 되어 이런 걱정도 하게 되네.
그나마 전세값이 싸서 계속 묵시적 갱신으로 연장했는데.. 이 집과 나의 오랜 인연도 타의에 의해 끝날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참 기분이 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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