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서 따뜻함을 느껴본 적이 언제였던가. 생각해보면 작년 병원에 입원했었던 기억이 난다
끔찍한 기억이었는데 약간 긴가민가 하는 정신없는 새벽. 새벽 네 시쯤 잠에서 깨서 눈만 뜬 채 뒹굴거렸는데
네 시 반에서 다섯 시 사이 그 날의 당번 간호사가 병동에 들어와서 환자들 혈압을 재고 환자 각각 잠시 들여다보다 돌아가곤 했는데 - 오전 여덟시 의사가 회진하기 전 간호사 회진이었던 듯 - 그 때 왠지 내가 보호받는다는 느낌이 들어 좋았었다.
딱히 나를 봐줄 보호자도, 간병인도 없는 상태에서 이렇게 돌봐주는 사람이 있다는 게 - 비록 보험환자니까 돌봐주는 거지만 - 날 봐줄 사람이 한 사람이라도 있단 게 그저 좋았다
이렇게 정신적으로 황폐하고 굶주린 여자는 사기당하기도 딱 좋다
나의 정신이 황폐화되어간다는 생각이 들 때 마닏ㆍ 정신이 번쩍 드는 이유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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