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7월 7일 수요일
어떤 죽음
20~30대 사망원인 중 자살이 1,2위를 다툰다고 한다. 하기야 내 주변에도 자살로 생을 마감한 사람이 여럿 있으니... 할 말 없다.
종교인이라면 비난받을 일이겠으나, 자신이 자신의 목숨을 끊는다는 건 자신에 대한 범죄이긴 하다만 타인을 고의적으로 해친 건 아니기에 위법성이 조각되어 범죄라곤 말할 수 없다.
그 러 나...
의도하든 그렇지 않든 주변 사람들에게는 엄청난 후폭풍을 가져다준다.
누군가에게 복수하는 게 자살의 목적이라면 대개 그 목적을 달성한다고 볼 수 있다.
며칠 전 또 한명의 연예인이 사망한 이후 충격적이었던 몇몇 죽음의 현장이 스쳐지나갔다. 그 중 가장 충격적인 사건은 사촌오빠의 목맴.
하지만 그 현장을 직접 목격하긴 못했기에 - 아버지는 직접 목격했다 - 내가 받은 충격은 그저 평소의 슬픔보다 몇 배 이상의 안타깝고 슬픈 감정이었다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정작 장례식에서 기억나는 장면은 화장장을 구하지 못해 성남 화장장, 서울승화원, 부평화장장... 여기저기 전화를 돌려보다가 성남에 간신히 자리가 낫다 하여 부리나케 자리를 선점하러 갔던 급박한 순간이다.
그러다가 슬픔이 느껴졌던 순간은 윤 아무개 ... 라는 오빠의 이름이 망자란에 적혀있고 바깥에서 화장과정을 알려주는 타이머가 작동하는 순간이었다. 그 순간 아 불과 몇달 전까지만 해도 멀쩡히 살아있던 한 젊은이가 숨졌구나... 라는 게 느껴져 가족친지들 모두 엄청 울었었다.
또 하나 목격하진 못했지만... 지방 지점에 근무하는 직원이 사망한 사건... 회사 사무실 천장에 목을 매달았기에 그걸 처음으로 발견한 직원의 충격이 이만저만 아니었다고 한다. 결국. 오랜 시간동안 정신과 상담을 받고 좋아졌다는 후일담이 있으니... 아마 이 직원은 엉뚱한 직원에게 자신의 원한을 푼 셈이다.
어찌 보면 죽음은 주변 여러 사람들에게 하는 가장 확실한 복수이다. 하지만 그런다고 뭐가 달라지겠나... 완전한 영혼으로 하늘로 올라가지 못하고 구천에만 떠돌게 될 것을...
이렇게 많은 사람이 죽어가는 이 더러운 세상에서, 어떻게든 살아남으려고 발버둥친다는 것만으로 우리 모두는 칭찬받을 이유가 있다.
해방촌
외근업무차 용산구 이곳저곳을 많이 돌아다녀본 바로는 보광동 도깨비시장부터 이슬람사원 주변, 후미진 이태원 골목보단 더 나을 듯도 하다.
하지만 그래도 부모님 - 특히 엄마 - 께서 하두 걱정을 많이 해서 외근중, 퇴근후 주거지를 한번씩 돌아보았다.
쾌적하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반지하나 옥탑은 아닌 2층이고 아주 외진 곳은 아니기에 그럭저럭 잘 단속하고 살면 괜찮을 듯 싶지만...
그래서 생각해 봤는데, 엄마의 걱정까지 내가 완벽하게 책임질 수는 없을 듯 하다.
그 걱정은 백퍼센트 내 몫이 아니기에... 꼭 쥔 십자가만이 엄마의 걱정을 덜어줄 듯 하다.
도서관도 가깝고 회사도 가깝고 마트도 산책삼아 갈 정도이고 산은 지척이고... 그러나 결정적으로 집이 낡았네. 하지만 오늘 내일 부서질 집은 아니니까...
그저 나가 살아서 잘 된다는 말을 들으려면 회사에서나 개인적으로 준비하는 일에서나 가시적인 성과를 얻는 게 최고 아니던가...
아빠는 말하지 않은 게 기분 나쁘다고 아예 말을 하지 않는다.
이해는 한다. 연세든 어르신들이 걱정할 만한 사안이다. 재미난 건싫은 소리 하면서도 걱정해 주는 엄마와 자신의 생각이 아니면 말도 섞지 않으려는 아버지와 대비된다. 이것이 여자와 남자의 차이인가 아버지와 어머니의 차이던가...
언니들은 화를 내고 알아서 이사를 잘 하라고 한다. 이사 후 가장 먼저 할 일은 - 확정일자 받기 및 전입신고, 그리고 가격대비 가장 사은품이 많은 초고속인터넷가입업체를 알아봐서 인터넷연결. 살 건 세탁기와 노트북컴퓨터, 침대...
냉장고는 전주인이 놓고 간다고 했고 - 순전히 이사하기 정신사납다는 이유 때문이다- 가스렌지도 놓고 간다니
새로 버티칼을 설치하고 검은색 로마노 커튼을 달고 최대한 근엄한 표정을 짓고 살아가는 거다.
치안유지를 위하여...
뭐 이런 생각만 계속될 뿐이니 동네 이름은 해방촌이건만, 내 마음이 해방되기까지는 길고 긴 여정이 될지어다.
2010년 7월 5일 월요일
미완의 계약서
그런 생각이 무색할 정도로 짧은 시간 내 결정하여
팔월의 일요일들 중 맨 첫번째 날. 잔금을 치르고 이사를 하는 걸루 결정했다.
잔금치르는 날 위임장이니 임대인 주민등록증 사본 도장 다 받아야 하니 정신이없을 건 자명하다...
그 정신없음 중에 하나라도 깨뜨려지지 않았으면.
난 이렇게 법적 계약의 유효성을 고민하는 동안
엄마와 언니는 그 집이 도대체 안전구역 내 있는지 관심을 가졌다.
엄마는 구체적으로 보일러가 제대로 작동되는지(물론 여름이라 잘 알 수는 없지만) 비가 새는 집인지 확실하게 알아볼 수 있다며 한번 불시에 다시 집에 가보랜다. 그래서 추적추적 비내리는 저녁 홀로 다시 가 보니 세입자가 있었다. 이 아저씨와 몇마디 대화를 나누면서 느낀 점은 -
어제 좀 더 곰곰히 생각할 걸...이런 일말의 후회는 있었지만...
그대로 밀고 나가기로 했다.
학교에 가고 직장을 잡은 건 꼭 해야 하는 것이기에 그랬다고 말할 수 있지만 -
서울에 엄마 아빠가 사시고 내 방이 있는데 나가 살기로 한 건
마흔이 되기 전 내린 크나큰 결정이다.
해야만 하는 일이 아닌 꼭 그래야 할 것 같은 일이어서 한 일...
여행이 좋아서 한 일이라면,
독립은 글쎄다... 이것도 어떤 측면에선 당위성이 강한 것 같긴 하다.
잔소리꾼 아빠와 힘들게 살아갈 엄마를 생각하니 걱정은 되지만...
어차피 나 자신이 기쁨을 주는 아리따운 딸내미는 아니었기에
다소 늦었지만 나가기로 한 결정엔 후회없다.
보드카 레인이 부르는 노래 가사처럼
당신과 함께 갈 수 있다면 정말 좋았겠지만
이제 안녕을 고해야 한다.
모든 일들이 순조롭게 흘러갔으면...
갑자기 심장이 강하게 뛰고 흥분되서 일을 망치진 않았으면..
그리고 집에 남은 엄마가 건강하게 잘 지냈으면...
주위 사람들의 그럼 그렇지 라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서라도
잘 살아야 한다...
온갖 비웃음을 견디고 살아가야 하지만
고생 중에도 잠시 좋은 날은 있지 않던가.
나이든 여자의 떨림
엄마도 그리 행복하지 못 한 결혼생활을 하고 있지만,
나에게는 열심히 그래도 좋은 사람 있음 결혼하는 게 낫지... 라는 말을 곧잘 한다.
왜 그럴까 생각해 보았더니 -
어떤 남자와 결혼하는지는 부차 적인 문제이고
사회생활하면서 나이든 독신여자가 겪는 인생의 고단함을 누구보다 잘 느껴봤기 때문 아닐까 한다.
지금이야 사무직원이니 - 사실 이 직종처럼 간당간당한 직업도 없다 - 대놓고 무시하는 사람은 상대적으로 적다만,
엄마가 속한 직업사회 - 청소부, 아파트 경비원, 마트 종업원,,, 이런 아주머니들이 많이 종사하는 업종에서도 가끔 나이들어 혼자 사는 분들이 꽤 많은 것 같다. 나이들어 자식 결혼시켰거나 남편과 사별이나 이혼해서 혼자사는 게 아니라 처음부터 결혼하지 않고그냥 쭉... 나처럼 사는 경우 말이다.
근데 그런 경우 그렇게 멸시하는 사람들도 많고 쉽게 보는 사람들도 많다고 한다...
집에 남자가 없다 라는 말 은 곧 쉬워보인다, 보호받을 사람 하나 없다. 어쩌면 이런 의미로도 통하는 것 같다. 무시받고 질시받고... 하지만 나이먹어 성질 더럽다는 얘길 들을 순 없으니니 묵묵히 수양하는 존자의 길을 갈 수밖에...
참... 독신이 아무리 많아졌 고 앞으로 많아지겠지만,
나이든 여자가 홀로 산다는 건 여전히 쉽지 않은 문제이다.
나이들고 가난하고 몸도 고단 한 나는
어쩌면 비호감대상 트리풀 크라운이네 ㅋㅋㅋ
그래도 웃음으로 넘길 정도로 속이 없으니 어쩌면 다행이지만.
팔월 일일날 이사한다고 엄마한테 말하니
엄마가
"야, 너는 나이도 많은데 오피스텔이나 아파트도 아닌 그런 집 전세로 들어가 사는 게 속상하지 않냐? 나같으면 속상해서 속에서 열불이 나겠다"고 한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그렇게 속상하기까지는 않았다. 다만 집수리에 자신이 없어 그것이 좀 걸릴 뿐. 그래서 "그닥 속상하진 않아"라고 했더니...
은근 생각이 없는 무뇌아란다 ... 그말에 얼마나 웃음이 나던지...
준비를 잘 해서 잘 살자...
지금 생각나는 건 어쩌면 이 오래된 다짐밖에.키가 커야 뭐든 좋음
어제 저녁 독일과 아르헨티나가 경기하는 걸 보니 - 독일 선수들의 키가 압도적으로 커 보였다. 그래서 그런지 아르헨티나 선수들은 발재간은 좋은데 영 힘을 쓰지 못하고 한골도 넣지 못하고 눈물을 훔쳐야 했다... 여러 원인은 있겠지만 네덜란드와 일본이 하는 걸 봐서도 느낀 건, 현 대축구에선 체격조건이 중요하다는 것. 백구십은 넘고 체력이 되면 훨씬 우위에 서게 되는 것 같다. 그 러고 보면 마라도나가 대단하긴 하다. 보통 여자키정도인데 어떻게 그렇게 뛰어다녔을까. 키가 작은데 운동을 잘하려면 남들의 배 이상의 노력을 기울여야 가능할 것 같다. |
2010년 6월 10일 목요일
아마도 타블로는 -
크리에이티브 라이팅 과정이란 게 4년제 과정으로 있는가 헷갈렸는데 아마도 스텐포드대학 내 일반인을 위한 글쓰기 강좌에 등록해서 다니고... 그래서 누가 날 안다 누구와 친구였다 이런 말은 할 수 있어도 석사과정까지 마쳤다고 해도 논문번호도 없고 핵심 내용은 논외로 하고 자꾸 딴소리만 하는 듯.
일반인 과정을 다녔건 뭐건 떳떳하게 말함 될 것을... 자꾸 있는 말 없는 말을 갖다붙이니 어느 누구가 신뢰하겠나...
단순히 네티즌의 질투나 마녀사냥으로 몰아가는 건 자신들 팬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은데... 세상 무서울 게 없는 듯 보인다.
어쩌면 학벌에 대해 지나치게 신뢰를 보내는 한국인들을 맘껏 조소하려는 맘 아닐까.
그건 그렇고,
신정아 사건 땐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들었던 언론이 왜 이 사건에는 관대할까?
자신들도 득될 거 없다고 생각해서일까, 아니면 커다란 권력이 그를 보호하고 있어서?
자신들 인터뷰에서의 내용을 번복한 것도 벌써 몇번째인데 - 이런 얘기는 일언반구도 하지 않는 걸 보면, 돈주고 사보는 일간지보다 때로는 메트로같은 무료신문이 백번 낫다는 생각까지 든다.
아무튼, 씁쓸한 사건이 어떻게 마무리를 맺을지 궁금해진다.
2010년 5월 23일 일요일
빅뱅이론+ 여러가지 생각들.
적어도 미국 드라마 빅뱅이론은 너무나 재밌다.
1. 회사에서 건강검진을 한다는데 하려면 빨리 했으면 좋겠다. 이왕 맞을 매 일찍 맞는 게 좋지. 아마도 지병이 있는 사람이라면 다 나같은 심정일걸? 빨랑 마쳤으면... 2. 어찌되었건 구월 추석을 최대한 이용하여 여행계획을 짰다. 휴가는 삼일 반만 내면 되는 것이니 큰 눈치는 없겠지? 혹시 모르겠다. 내가 생각하기에 그 시기는 특별히 일이 많은 시기가 아닌데.. 어쩌다 재수가 없을려면 일이 핵폭탄급으로 떨거지면 대략 난감인데... 어쨌든 현재로서 정해진 건, 비행기 표 뿐. 샌프란시스코 왕복비행기 달랑 한장. 그 순간만큼은 행복해질 수 있을까. 3. 자식이 죽으면 가슴에 묻는다고 하지. 그만큼 부모의 고통이 크다는 얘긴데... 세상엔 정말 여러 사람이 있기에 두 번이나 자식을 가슴에 묻었으면서 이해못할 행동을 하는 분도 있다. 그런데 내 주위에서 그런 경우를 실제 보니 좀 난감하긴 하다. 하 긴... 자식 사망 보상금을 재혼준비금으로 쓰는 경우도 봤으니.. 뭐 뭐라 할 얘긴 없다만... 그래도 사람이 죽는다는 거, 그걸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할 순 없다. 그 사람이 어떤 인생을 살았던 간에... 아무도 슬퍼하지 않는 자의 죽음이 되어버리더라도 어쩔 수 없다. 그게 인생이니까. 태어나 일정부분의 소비로 국가경제발전에 이바지하고 수많은 이산화탄소를 뿜어낸 후 그 소비기능을 상실하는 것으로써 종말을 맞는다는 것에서 사람들의 생은 어쩌면 모두 비슷비슷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