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7월 5일 월요일

나이든 여자의 떨림

엄마도 그리 행복하지 못 한 결혼생활을 하고 있지만,

나에게는 열심히 그래도 좋은 사람 있음 결혼하는 게 낫지... 라는 말을 곧잘 한다.

왜 그럴까 생각해 보았더니 -

어떤 남자와 결혼하는지는 부차 적인 문제이고

사회생활하면서 나이든 독신여자가 겪는 인생의 고단함을 누구보다 잘 느껴봤기 때문 아닐까 한다.

지금이야 사무직원이니 - 사실 이 직종처럼 간당간당한 직업도 없다 - 대놓고 무시하는 사람은 상대적으로 적다만,

엄마가 속한 직업사회 - 청소부, 아파트 경비원, 마트 종업원,,, 이런 아주머니들이 많이 종사하는 업종에서도 가끔 나이들어 혼자 사는 분들이 꽤 많은 것 같다. 나이들어 자식 결혼시켰거나 남편과 사별이나 이혼해서 혼자사는 게 아니라 처음부터 결혼하지 않고그냥 쭉... 나처럼 사는 경우 말이다.

근데 그런 경우 그렇게 멸시하는 사람들도 많고 쉽게 보는 사람들도 많다고 한다...

집에 남자가 없다 라는 말 은 곧 쉬워보인다, 보호받을 사람 하나 없다. 어쩌면 이런 의미로도 통하는 것 같다. 무시받고 질시받고... 하지만 나이먹어 성질 더럽다는 얘길 들을 순 없으니니 묵묵히 수양하는 존자의 길을 갈 수밖에...

참... 독신이 아무리 많아졌 고 앞으로 많아지겠지만,

나이든 여자가 홀로 산다는 건 여전히 쉽지 않은 문제이다.

나이들고 가난하고 몸도 고단 한 나는

어쩌면 비호감대상 트리풀 크라운이네 ㅋㅋㅋ

그래도 웃음으로 넘길 정도로 속이 없으니 어쩌면 다행이지만.


팔월 일일날 이사한다고 엄마한테 말하니

엄마가

"야, 너는 나이도 많은데 오피스텔이나 아파트도 아닌 그런 집 전세로 들어가 사는 게 속상하지 않냐? 나같으면 속상해서 속에서 열불이 나겠다"고 한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그렇게 속상하기까지는 않았다. 다만 집수리에 자신이 없어 그것이 좀 걸릴 뿐. 그래서 "그닥 속상하진 않아"라고 했더니...

은근 생각이 없는 무뇌아란다 ... 그말에 얼마나 웃음이 나던지...


준비를 잘 해서 잘 살자...

지금 생각나는 건 어쩌면 이 오래된 다짐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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