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4일 토요일

어떤 복수

 비가 오는 데다 윗집 골초가 베란다, 화장실에서 연신 담배를 피우고 있어 집에 있어도 편안한 기분이 들지 않는다

다음 주 어버이날을 맞아 부모님 집에 가서 밥을 먹고 공연을 보고 밖에서 지나다니는 온갖 행복한 사람들을 구경하다가 저녁에 내 거처로 왔다.

돌아오는 길. 1호선 지하철에서 서서 조는데 어떤 할아버지가 노약자석에 앉아있던 젊은 남자를 지팡이로 내쫓으면서 꾸짖는 장면을 목격했다.

지하철 1호선이야말로 지하철계의 온갖 빌런들이 모여 있던 곳임을 잠시 잊고 있었단 생각이 들어서 웃음이 나왔네

부모님 집에선, 이젠 아빠의 서예연습실이 되어 버린 내 방 책장에서 책 한 권을 발견했는데 -

몇 년 전 폭로 주인공 신재민이 썼던 <왜 정권이 바뀌어도 세상은 바뀌지 않는가> 였다

사 놓고 제대로 읽진 않았던 것 같다. 그래서 부모님 집에 있겠지.

지금은 이 책이 아주 오래된 얘기처럼 느껴지지만 사실 6년 전. 그리 오래된 일도 아니다.

지금은 아마 대학원생 겸 학원강사로 살아가는 듯?


책 내용은 일종의 짦았던 공무원 비망록 비슷한 거였는데,

사건이 일어난 지 좀 시간이 지난 후 출간되어서 그런지 아는 사람들만 사 보고 크게 인기있던 책은 아니었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 봐도 참 어이없는 건,

이 당시 재정경제부 장관이었던 인물은 현재 도지사가 되어 잘 살고 있으며 -

그 당시 저 사람의 폭로에 대해 후에 그 어떤 언론에서도 문제제기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자살시도라는 좀 기이한 소동으로 일단락되었기에 묻힌 측면도 적지 않지만

과연 저 사람이 단지 치기 떄문에 저 폭로를 하진 않았을 텐데.

어쩌면 문의 제1충신 윤부부에 이어 제2충신은 전 재정부 장관 아닐까.

참. 무슨 놈의 인복이 그다지도 많단 말이던가...

스페어로 박아둔 인물이 벌써 여러 명이네.

어느 블로그에서 지금 의료파탄사태는 의사들에게 자존심을 구긴 문을 위한 문정부 시즌 2 충신의 복수라는 글을 읽었던 기억이 난다.

충신 한 명 더 있다간 진짜 난리나겠다.

남아나는 게 하나도 없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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