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0월 15일 일요일

델마와 루이스

이십 육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지나 데이비스처럼 스타일좋은 여배우는 흔치 않음을 깨닫게 해 주는 영화.  누굴 닮았다 싶었는데, 미드 매드맨의 조안 역으로 나왔던 크리스티나 핸드릭스와 매우 흡사한 외모이다.

유조차 운전사와 브래드 피트, 맨 처음 죽을 짓을 한 강간미수범은 최악의 캐릭터였지만 델마의 남편은... 워낙 이상한 아저씨들을 많이 봐 와서 그럴까 못돼기보다 이기적인, 그냥 매일매일 피곤에 쩔어 사는 그렇고 그런 평범한 아저씨 아니었을까 싶다.
마누라를 위해주는 사람과는 거리가 멀지만 그렇다고 여혐론자거나 델마를 없는 이 취급한다고 보기엔 좀 부족하다.  그저 휴식이 부족하고 쉬는 시간엔 TV스포츠중계시청에 시간을 쓰는 생각없이 사는 현대 노동자?  델마가 자신의 남편에 대해 짜증내긴 하지만, '3년간 연애하고 18살에 결혼' 했다거나 '아직 준비가 안 되어 아이를 갖지 않는다'라고 말하는 장면을 보면 이 인간이 아주 인간말종은 아님을 알 수 있다.  도피기간 내내 루이스의 편이 되어 주는 지미의 존재는 모든 여자들이 원하는 '내가 원할 때 내 편이 되어주는' 남자이지만, 결정적으로 이런 사람은 인간문화재급 포지션이라 현실성이 부족하다...

델마와 루이스 모두 결혼하거나 결혼했었지만 아이가 없다.. 이들이 마지막에 자유를 향해 그랜드 캐넌 허공을 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자신의 분신인 자식이 없기 때문이지 싶었다.  무릇 자식의 존재여부는 여성의 삶에 있어 남편 존재여부보다 더 중요하니까.

델마처럼 무책임하고 푼수끼있는 여자는 여자친구들 사이에서 한두명은 꼭 있다.  이런 사람이 또 대부분 착하기 때문에 약간의 어려움을 감수하고서라도 모임에 껴 주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영화에서처럼 초지일관 내맘대로라면... 정말 부글부글 끓을 것이다.  그런데도 이런 죽을 만치의 어려움을 감내해준 루이스와의 관계는... 요즘 기준으로 보자면 레즈비언으로 오해받기 쉬울 것이다.  

미국 범죄자들은 멕시코라는 커다란 도피처가 있으니 좋다.  일단 멕시코로 고~ 가 성공한 후에는 잡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같은 사실상 섬과 다름없는 반도국가 - 심지어 열여덟 살만 되면 동사무소에서 일제히 열손가락 지문까지 날인시키는 - 범죄자들이 잡히기엔 최적의 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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