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2월 25일 토요일

축소지향의 한국인

 예전에 이어령이 지은 책 중 "축소지향의 일본인"이란 책이 있었다.

일본인의 특성을 잘 간파한 명저라며 칭찬이 자자했고 그의 사망 이후 그를 회고하는 기사에서도 여기저기 논의되던데.

사실, 한국이나 일본이나 사회가 어느 정도 발전한 이후에는 "축소" 과정을 거칠 수 밖에 없다.

일본이라서 유독 축소'지향'하는 게 아니라

인구도 점차 줄어가고 고도성장신화가 종식된 시점이 찾아오면

적정 지점을 찾아 건강하게 축소하는 게 당연지사.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거대담론, 큰 학교, 기반시설의 완비, 대형병원, 대형 슈퍼마켓..

이런 것들만 추구하는 건

오히려 말이 안 된다

새해가 되니 인구가 줄어들고 부동산값이 떨어진다, 서울 학교도 폐교.. 이런 얘기가 연이어 나오면서

이제 우리나라도 20년 전 일본처럼 원치 않아도 축소사회로 들어섰다는 걸 인정해야 할 시점이 다가온 것 같다.

이건 이상한 현상도 아니고

이미 예견되었던 일.

등산도 오르는 과정보다 하산에서 사고가 더 많이 발생하듯이

그나마 일본이니까 급속한 내리막길을 잘 내려왔던 것.

결국, 한국도 서서히 쇠락하고 축소되는 운명에 잘 적응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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