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나마 흥행이 좀 된다지만 주말답지 않게 휑한 영화관에서 보고 난 후 느낀 생각들.
사람이 나이가 들면 설명이 많아진다. 분명 볼거리도 많고 양호한 영화였는데 큰 임펙트가 없는 전형적인 틀딱영화라고 느껴졌던 건 - 영화 중간중간 의도적으로 감동을 끼워넣은 장면이 너무 많아많아서였다.
이 사람이 만든 기존의 영화보다 말은 더 늘어나고 장면의 멈춤은 더 많아졌다.
하지만, 실화 소재의 영화라는 걸 감안해서라도 예정된 틀에서 한 발자국도 못 벗어나는 클리셰의 연속이 좀 답답하게 느껴졌고 영화 막판 예정된 불행 장면에서 훌쩍이는 관객들도 있었지만 왠지 이왕 돈 들인 거 좀 더 잘 만들 수 있지 않았을까 싶었다.
나의 평점은 5점 만점에 3점.
그리고 또 하나 영화 속에서 계속 의아하게 느껴졌던 것 한 가지.
재난영화 속 여자배우들의 역할은 체제수호자?
히어로역할을 맡은 남자주인공이 바깥일을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격려를 불어넣어주는 역할?
페미사상이 사회 전반에 몰아친 한국이지만 재난 영화 속 여자들의 역할은 매우 한정적이고 그 틀에서 한 발짝도 벗어나지 못한다는 사실이 새삼 생경하게 다가왔다.
체력적 한계가 있어 어차피 여자가 히어로인 건 할리웃 영화를 봐도 억지춘향격으로 뭔가 분위기 께는 영화가 많다는 사실은 인정하나,
조연이든 단역이든 마치 건전드라마 속 남성 비위 맞추기에만 몰입된 여자들의 모습이 2024년에도 지속되고 있다는 게 좀 이상했다.
흥행영화의 뻔한 공식은 21세기가 무려 4반세기 흘러갔어도 지치지 않게 변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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