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안산 중앙역 근처에 갔다 오는 길. 안산의 중심가인데도 저녁시간 사람들이 없다.
신도시답게 쭉쭉 뻗은 길 위로 폭탄세일광고지와 임대문의표지판만 교차되고 있었고 김밥천국부터 백화점까지 직원 몇 명들만 무료하게 카운터를 지키고 있었다
불경기이긴 불경기인가 보다
유동인구가 확실히 줄었다. 가끔 밖에 돌아다니는 이들도 살 것만 사고 볼 것만 보고 째깍째깍 집으로 돌아간다. 24시간 불야성이었던 거리가 그리워진다.
역 근처 아울렛에 들렀는데 1층에서 두 장에 만원 티를 파는 어느 아저씨가 '태풍 온다고 동네방네 떠들더니 사람이 더 안 오네. 오늘 새벽에 안 오기만 해 봐'라고 화난 목소리로 전화하고 있었다. 벌써 태풍의 눈이 소멸되었다고 하는 걸 보니... 일찍 철저하게 준비라는 건 좋지만 이번엔 규모에 비해 너무 과도하게 준비테세를 갖췄던 것 아닐까 싶었다. 태풍 때문에 회식과 저녁약속 외근 모두 미룬 이들이 이렇게 많은데 태풍은 커녕 비 한번 시원하게 내리지 않는다면 은근 화날 것 같다.
2.
바바리안 데이즈 라는 서핑애호가의 논픽션을 읽으며 생각한 것. 서양인들은 레저활동이나 직업활동 연애활동에 이르기까지 위험을 즐기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 위험한 줄 뻔히 알면서도 폭풍우를 뚫고 산을 오르고 바다를 건너고 사막을 지난다.
그러다가 사고를 당하면 자신 책임이라는 게 확실하기에 이런 현상을 굳이 막는 분위기는 아니겠지?
하긴 얘들도 아닌 성인이 위험한 곳을 간다고 해서 그걸 굳이 막는 것도 이상하다.
성인 이란 단어 속엔 그 또는 그녀가 이제부터 행할 일들에 대해 책임진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으므로 굳이 말릴 필요 역시 없으리라.
가끔 가지 말란 곳에 기를 쓰고 가서 행정당국에 대해 책임을 묻는 책임이 제한적일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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