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1월 24일 금요일

진짜 페미니스트들

자기 자신이 페미니스트라고 말하는 사람들(특히 남성)은 믿지 않는 게 좋다.  기실 자신이 되고 싶어하는 이미지로서 자신을 포장하는 사람들이 상당수이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아마도 다음 세 사람은 진정한 페미니스트가 아닐까 한다.

1. 루이스 부뉴엘
루이스 부뉴엘이야말로 진정한 페미니스트다. 아무도 이렇게 강렬하게 여성의 욕망과 비열함을 동시에 잘 표현한 감독은 없다.   세브린느나 트리스타나, 비리디아나에서 보여준 여성에 대한 냉정한 시선은 역설적으로 그가 20세기 드물었던 남성 페미니스트였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2. 록산 게이
  그녀의 진가는 평론이나 에세이에서가 아니라 단편소설에서 드러난다.
  '어려운 여자들'이란 단편소설집엔 그녀가 바라본 인생에서 투쟁하는 여성들의 여러 모습이 담겨 있다. 

3. 피에르 퀴리


  그 어려운 시기에 아내의 공부를 방해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도 페미니스트라는 호칭을 붙일 만 하다.  마리 퀴리에겐 말만 많은 사람보단 이런 사랑이 필요했을 것이다.

능력검증


시험공화국이라도 비판하고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라고 절규해도 학교와 회사취업에 일정부분 시험이 들어가야 그 결과를 수긍하게 되는 건 중요한 가치이자 사회적 합의이다. 
만약 지금 분위기대로 각종 자격시험은 철폐하고 면접과 서류로만 사람을 뽑는다면 그건 이태리같은 인맥공화국으로 가는 길일 것이다. 
누군가 가족주의가 강한 한국과 이태리 두 나라 중 한국은 성장하고 이태리는 망한 이유로 군사주의와 획일화가 끼친 좋은 면이라고 하는 걸 보니 그렇다고 이제 와서 다시 독재로 갈 순 없고 결국 사회에 뿌리내린 그나마의 공정경쟁을 더 이상 망치지만 않았으면 싶었다. 


2017년 11월 19일 일요일

사운드 오브 뮤직 & 백투더퓨처

영상자료원에서 하는 사운드 오브 뮤직과 백투더퓨처를 보고 왔다.

먼저 사운드 오브 뮤직
오스트리아의 장엄한 산맥을 보니 예전 겨울에 잘츠부르크에 갔었던 기억이 새로웠다
오스트리아는 도시가 모두 다 예쁘다.
빈, 잘츠부르크, 그라츠...
클림트와 비트겐슈타인, 슘페터와 프로이드, 슈트라우스와 모차르트의 나라 !
아름답고 장엄하고 안정적인 나라.
앞으로도 여행이 아니라면 가기 어렵다는 게 아쉽지만.. 어쩔 수 없다.

아무튼. 이 영화를 보고 나니 - 트랩 대령같은 잘 생긴 사람이라면 아이가 일곱이 아닌 열 명이 있어도 여자들이 따르겠거니 싶었다.
역시 남녀를 불문하고 잘생김이 최고인가...
사람을 처음 볼 때 외모가 중요한 건 말할 나위 없다.

백투더 퓨처.
주인공이 같은 과거를 갖기 위해 고분분투하는 게 의아했다.
내가 과거로간다면 엄마에게 절대 아빠랑 만나지 말라고 신신당부할 텐데.
아무리 영화라고 신기하기도 하지.

떄늦은 오래된 영화를 보고 집으로 돌아오는길. 칼바람이 매서웠다
올해도 다 갔다고생각하니 외로워진다

2017년 11월 18일 토요일

내게 5천억원이 있다면 아마도

다빈치 그림이라고 평가되는 -그러나 아닐 가능성이 농후한 - 그림이 무려 5천억에 팔렸다는 기사를 읽고 나니 내게 5천억이 있다면 최신 현대미술품 1천여점쯤 사들여 미술관을 열 텐데 싶어 아쉬웠다. 

피터 도이그의 우울한 그림들, 라이언 맥긴리의 벌거벗은 젊은이들 사진들처럼 앞으로 오를 가능성이 확실한 작품을 사야지 5천억 갖고 딱 한 장 사면 그건 너무 허무하다. 

암만 예술은 사기라고 해도 출처 불가능의 작품을 왠만한 대기업 하나 사는 것과 같은 가치를 매기는 사람이 있다는 건 놀라운 일이다. 

2017년 11월 14일 화요일

긴급체포

긴급체포라 하면 현행범이나 강력범이 주요대상이건만 이번 박근혜 관련 사건에서는 국면전환용으로 긴급체포를 애용하는 것 같다. 
출국금지된 사람이 어디 갈 수도 없고 이제 와서 증거인멸할 시간도 없고 순순히 다 부는 분위기인데 지난번 전 국정원장 때도 70넘은 노인네를 16시간 조사하는 걸 보면 - 물론 그 시간 내내 조사하진 않았겠지만 - 박근혜 관련된 모든 수사 건은 분명 피고인의 권리를 억압하고 있다.  아무리 박근혜가 밉다고 일주일에 재판 네 번은 피고인의 권리를 현격히 침해하는 것 아닌가.  국제변호사 그룹이란 곳도 차가운 감방 운운하기 전에 일주일에 재판 네번을 걸고 넘어졌어야 하는데 어찌 핀트를 잘못 맞춘 것 아닌지.
이럴 떄 이용하라고 국가인권위원회가 만들어졌건만 고관대작들의 몰락을 다 고소해하는 분위기이고 망신주기는 옵션인지라 나서지도 않을 것 같다 
나중에 피고인의 권리가 현격히 침해된 경우로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가 학회지에 실려도 이상하진 않을 것이다. 

국립재활원

전에는 수유역에서 마을버스를 타고 가냐 했지만 경전철 우이선이 생기고부터는 가오리역에서 매려 걸어가면 된다.  샛노란 은행잎이 거리를 덮은 날 여기서 화계사까지 걸어봐도 좋겠다.  회사에 복귀해야 해서 그냥 발길 돌렸지만.




2017년 11월 4일 토요일

2017년 가을

작년부터 이사가야지 생각했는데 여태 시도조차 못 하고 있다.
너무 경사진 언덕. 그리고 어려운 대중교통 이용.
하지만 서울 복판에 육년째 올리지 않는 전세오피스텔이란 사실이 나를 주저앉힌다.
이사해서 이상한 이웃을 만나거나
이년마다 가격인상하는 집주인을 만나거나
변태들이 득실대는 주변이라면 어쩌지.
걱정을 떨치고
떠날 땐 떠나야 한다.
떠나지 못해 후회하는 것보다
일단 지르고 후회하는 게 더 낫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