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그간 못준다고 버티기작전으로 일관한 성과급과 소급분을 준다고 하여 갑자기 백만원 넘는 돈이 통장으로 입금됬다.
이게 다 쫓아내기 전 살찌워서 내보내려는 전략이라고 흉흉한 분위기도 있었으나,
그래도 일단 없는 살림에 돈이 들어오니 직원들 마음은 흐뭇해져서 오늘 하루 사무실 분위기는 급 화기애애 ^^
가만히 두면 야금야금 써버릴 것 같아 저축은행 육개월 예금에 넣어두러 점심시간을 이용해 종각역에 내렸더니...
G20 어쩌구 때문에 경찰들이 꽉 차 있고 쓰레기통도 없애고... 난리도 아니다.
한술 더떠 다음달 이십일 삼성역으로 출근하는 직원들은 그 날 하루 임시휴무라고 한다.
아 이래서 좋은 곳으로 출근해야 해... 라며 부러워하는 직원들도 있지만... 예전에 아셈이니 에이펙이니 온갖 회의를 할 때에도 그런 적 없는 것 같은데... 너무하는 것 아닌가 싶기도 하다. 어쨌든 쉬는 건 부럽다!
그렇게 저축은행에 돈 백만원을 입금하고 돌아오는 길. 고엽제환우회란 팻말 아래 "고엽제 환자 처우개선과 G20 성공개최를 위한 결의대회" 라는 상당히 안어울리는 조합의 깃발 아래, 노란 조끼를 입은 반백색의 준할아버지들이 김정일 부자에 대한 분노와 정부의 안보태세를 질타하는 각종 플랫카드를 손에 어정쩡하게 들고 작지만 가열찬 목소리로 구호선창을 하고 계셨다.
한편으론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몰아부치는 고집센 노인들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론 이제껏 싸워온 아픔에 대한 아무런 보상을 받지 못한 - 물론 요즘은 연금이 다소 나온다고는 한다 -쓸쓸한 노년을 보내고 있는 분들이기도 하다.
손에 든 깃발만큼이나 이들의 정부에 대한 감정도 이중적이고 복잡다단할 거란 생각이 들었다.
그나저나 G20 의 성공적인 개최 운운하는 걸 보고 있자니, 이게 올림픽이나 F1도 아닌 회의인 이상 성공이라는 건 곧 무슨 결론이 도출된다거나 신세계 질서가 열린다거나 그런 종류를 의미하는 것 같은데...
이틀동안 회의로 갑자기 천지개벽할 결과가 도래할 것 같지는 않고...
다만 분명한 건, 11월이 지나면 물가는 채소값을 필두로 더더욱 폭등하고 환율은 1100 원대를 하회하게 되지 않을까. 이래저래 인플레이션의 도래는 분명해 보이고 이번 겨울은 긴축재정에 올인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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