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월 17일 월요일

마오2

화이트 노이즈, 리브라 라는 독창적인 소설을 쓴 돈 드릴로의 소설.
최근 우리나라에 번역되어 발매되었다.

어제 교보문고에서 절반쯤 읽다 다리에 쥐가 나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아마도 다음 주면 도서관에서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그 때 빌려 자세히 읽어봐야 겠다.
(아마도 나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 때문에 반디앤루니스 같은 대형서점조차 문을 닫는 현실이 발생하는 수도...)

아무튼, 이 책의 전반부는 뉴욕 양키스타디움에서 대규모 통일교 합동결혼식이 올렸던 그 현장을 생생히 담고 있는데, 무척 흥미진진했다.

화자의 딸내미가 고작 오분동안 안면 튼 게 고작인 "김"이라는 성씨의 한국 남자와 결혼하기 위해 이 현장에 있고, 문선명 통일교주가 세계평화 등을 담은 연설을 영어로 서투르게 하며 결혼식을 집전하는 과정이 그려진다.

생전 처음 본 남자- 그것도 교주가 점찍어준 사람 - 와 결혼하는 딸내미를 수천명의 여러 사람들과 스타디움에서 지켜봐야 하는 복잡다단한 심정, 얼핏 생각할 떈 이해불가한 이 행사에 스타디움 역사상 최대 인파가 몰린 현상에 잘 모르는 어느 생뚱맞은 키작은 동양인이 구원을 이야기하는 현실을 불편하게 바라보는 화자의 심정이 잘 드러나 있다.

지금은 농어촌, 영어강사, 해외여행, 유학 ... 이렇게 동기는 다르지만 국제결혼한 커플을 흔히 볼 수 있지만, 요즘과는 달리 과거 국제결혼사례는 주한 미군 아니면 "통일교"가 매개체인 경우가 꽤 되는 것 같다.

수천명이 집단 맞선도 아닌 집단 매칭에 의해 이루어지는 통일교식 합동결혼식... 물론 교단에선 여러 가지를 조합해서 과학적이고 심지어 예술적인 방식으로 매칭을 하고 신앙의 힘으로 이혼율도 극히 낮다고 선전하지만,
과연 그 떄 스타디움에서 성혼선서를 한 수천명의 커플은 지금쯤 어디서 어떻게 살고 있을까. 아직도 독실한 통일교도일까 문득 궁금해졌다.

지금은 다른 곳으로 전근 간 동료직원 중, 과거 대학시절 "원리연구회"라는 통일교 관련 서클에서 활발하게 활동했다는 분 말씀으로는 - 일본 여성 중에서는 통일교에 심취해 문 목사(목사라고 불러야 할지 교주라고 불러야 할지는 모르겠으나 )가 주재하는 합동결혼식을 올리기 위해 빚까지 져가며 직장생활하는 경우도 꽤 된다고 한다.

재벌 2세랑 결혼하는 것도 아니고 통일교도와 결혼하기 위해 그 지극정성을 보이는 일본여성이 그렇게 많은 걸 보면 교리를 떠나 어떤 사람들에겐 꽤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종교이긴 한 것 같다.

그러고 보니 지난 번 잡지 인터뷰에서 문 목사는 2013년이 자신이 떠나는 해라고 했다고 한다. 이 떠난다는 의미가 자신이 죽을 날이라는 건지, 예수처럼 승천한다는 건지, 그도 아니면 통일교 회장 자리를 삼성 이건희마냥 아들에게 완전히 권력승계한다는 얘기인지 알 바 아니지만
2012년은 북한이 김일성 탄생 백주년을 기념한 강성대국 운운하며 무언가 웅비할 거란 얘길 호시탐탐하고 있고 마야인들이 예언했다는 지구멸망 어쩌구가 카운트다운에 들어가고...
2013년는 나름 예지력있다는 종교인이 뭔가 일이 벌어진다는 식으로 운을 떼는 걸 보면...

내년과 내후년은 뭔가 세계적인 지각변동이 일어날 듯 보이기도 한다. 과연 그 일은 무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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