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0월 4일 화요일

Brief encounter

 영화 밀회의 영문명은 Brief Encounter

원래 영어 제목은 밀회보단 짧은 만남 또는 조우 정도가 더 적당할 것 같은데. 왜 밀회라고 지었을까.

근데 옛날 영화라서 그런지 love affair. 느낌보단 한눈팔기 느낌이 강하다


아무튼 이 영화.

다시 보니 참 반갑다

그리고 예전에 안 보이던 부분이 다시 보이는데-

사실 이 밀회는 진짜 짧은 한눈팔기였고

화자 로라가 정말 좋아하는 건 남편.

이건 단 한 번도 흔들린 적 없다는 것.

마치 첨밀밀에서 장만옥이 진심 사랑했던 이는 여명이 아니라 힘을 잃은 조폭 두목이었던 것처럼.

이 영화의 주인공도 끝까지 밀회를 지속시킬 생각은 애초에 전혀 없었던 걸로 보인다


영화의 말미. 불륜남은 자신이 이미 요하네스버그로 떠나기로 했다고 하는데.

사실 남자도 여자를 만나기가 살짝 부담스럽기 시작했던ㅈ아닐까 한다

마지막 찻집에서 친구가 와서 분위기 다 깨 놓긴 하지만. 그래도 미련없이 뒤도 안 돌아보고 카페 문을 닫는 그의 모습에서 이 남자도 결국 오래 전부터 헤어질 결심을 했던 것 아닐까 한다

 60년 이후에나 만들어지는 리처드 기어 다이안 레인 주연의 언페이스풀도 떠올랐는데.

60년 전 품위있는 인내심을 보여준 로라의 남편과는 달리 철저하게 복수하고 모른 척 하는 남자의 모습은 더 이상 참을성이 미덕이 아님을 보여준다


전부터 계속 생각했지만

데이비드 린의 장기는 콰이강의 다리나 아라비아의 로렌스같은 대작이 아니라 밀회나 라이언의 딸 같은 불륜극에서 더 잘 드러난다

심리극의 거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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