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1월 19일 토요일

백세인생

 올해 여든 둘 아빠가 어제 5차백신을 맞았다는 얘길 들으니 

누군 한번도 안 맞는데 5차까지 맞은 노인이 -그것도 요양원 거주자가 아닌데- 어찌 되었건 특별한 부작용이 없는 게 다행이다 싶고

당뇨 고혈압 고지혈 전립선비대 가려움증 등 그 나이대 가질 수 있는 전 증상을 망라하고 있어 매일 먹는 약만도 열댓가지 되는 아빠이기 때문에 어지간한 약은 간에 기별도 안 가는 거 아닐까 싶기도 했다

매일 질병에 시달리는 엄마와는 달리

고생 거의 안 하고 스트레스주는 사람도 없는 아빠는

아마도

90넘는 건 기정사실이고

100세까지도 거뜬할 것 같다

오래 사는 거 좋은 일이지

근데

엄마가 더 일찍 세상을 떠나면 어쩌나

그게 걱정이다

어차피 사람 수명은 정해져 있다고 하지 않나

지금 이상한 빌런들로 골치아픈 회사일과

회사일 너머 날 괴롭히는 것들

그냥 현실 당장 닥친 문제에만 집중하자

아빠가 홀로 먼저 남겨진다면 그 나름대로 잘 살아가시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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