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최승자의 이 시가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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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어느 날
길거리에 버려진 신문지에서
내 나이가 56세라는 것을 알고
나는 깜짝 놀랐다
나는 아파서
그냥 병(病)과 놀고 있었는데
사람들은 내 나이만 세고 있었나 보다
그동안은 나는 늘 사십대였다
참 우습다
내가 57세라니
나는 아직 아이처럼 팔랑거릴 수 있고
소녀처럼 포르르포르르 할 수 있는데
진짜 할머니 맹키로 흐르르흐르르 해야 한다니
―최승자, ‘참 우습다’ 전문 (시집 ‘쓸쓸해서 머나먼’, 문학과 지성사, 2011)
쉰 다섯이면 나도 이런 느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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