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이었던 어제 회사 일 때문에 요양병원에 갔다. 평균연령 80세의 노인들이 침대 위에 누워 천장을 바래다보고 있었고 그들 가슴에는 병원에서 달아줬을 시든 카네이션이 달려있었다. 그걸 보니 진짜 기분이 이상했다. 내가 늙어 저 침대에 누워있고 병원관계자들이 내 의사는 안 물어보고 카네이션을 달고 간다면? 한번도 어버이였던 적 없었던 내 기분은 진짜 이상할 것이다. 하지만 막상 꼬장꼬장한 노인네처럼 보이기 싫기에 그냥 내 몸에 큰 해가 없는 한 내몸에 무슨짓을 해도 받아들일 수 밖에 없을 것도 같다.
삼십오년에서 사십년 후 아마 나는 큰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될 것이다.
취사와 개인위생의 어려움을 감수하고 집에 홀노 사느냐 얼마 안 될 돈을 갖고 요양원에 입소해서 남들이 날 험하게 대하는 꼴을 그냥 참고 사느냐 하는 현실적인 선택 말이다. 하기야 그것도 어느정도 사리분별이 가능할 때 얘기이지 치매라도 생기면 강제입소대상이 될지도 모르는 것. 무정한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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