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2월 25일 일요일

미스틱 리버 - 집중적인 불행의 의미

십오년 전 이 영화를 볼 땐 아, 세 친구들 모두 성폭력의 피해자구나... 하는 생각이 강했던 반면, 십오년 만에 다시 보고 나니.. 결국 ' 산 사람은 살아야지' 라는 생각을 보여주는 작품 주제 아닌가...싶어서 다소 불편하기도 다소 씁쓸하기도 했다.

데이브의 마음과 몸은 이십오년 전 늙은 변태들에 의해 능욕당했고 이십 오년 후 괴물이 되어 버린 자신의 마음과 이런 자신을 감당하지 못하는 옛 친구들 앞에서 무너져 내린다.

환호하는 행복한 군중들 사이에서 정처없이 불안한 눈빛으로 남편의 친구들을 하나 하나 뜯어보는 데이브의 부인 셀레스트의 마지막 모습은 그래서 더욱 처량하다.

네이버 영화평에 '불행은 공유할 수 없다' 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영화라고 누가 썼던데 그것도 맞는 말이다.  이십 오년 전 친구의 고통을 같이 아파해 주기에 그들은 너무 어렸고 커서도 자신들의 문제에만 매몰되어 그 문제는 치워버리고 싶었던 옛 기억이었을 뿐이다.

나머지 두 친구 션과 지미의 삶도 결코 평탄치는 못했으나 데이브의 삶에 스며든 그 고통의 크기에 비할 바 안 된다. 

아내와 아이를 다시 찾은 션과 아내와 두 딸이 있는 지미는 그럭저럭 잘 살아갈 것이다.  마음 속은 찜찜하겠지만 우리도 피해자라는 암묵적 공동체의식 아래.

셀레스트와 데이브의 아들은 수난 이대처럼 힘들고 고단한 삶을 살아가겠지.  셀레스트의 죄책감은 그 무엇으로 달랠 수 있을까. 

이 영화의 주제 : 낯선 자의 차에 함부로 타지 말 것.  누군가의 위압감에 겁먹어 불필요한 행동을 하진 말자.  아이나 어른이나 마찬가지다.



댓글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