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버호벤의 2016년 작.
이자벨 위페르가 피아니스트에서 보여준 예의 그 재수없고 도도한 모습을 여지없이 보여준다.
미셀은 게임회사 ceo인 능력있는 중년여성이지만 이읏주민 27명을 죽인 무기수 아버지를 둔 딸이기도 하고 철딱서니없고 여자보는 눈도 없는 아들의 어머니, 젊은 남자에 빠져사는 철없는 어머니를 둔 딸, 절친이자 동료의 남편과 불륜관계이고 지금은 헤어진 전남편의 연인을 못 봐주는 질투심강한 여성이기도 하다. 이렇게 복잡한 캐릭터인 그녀가 어느 날 홀로 사는 큰 집에서 키우던 푸른털에 녹색 눈의 고양이가 지켜보는 와중 복면강도에 의해 성폭행을 당한다. 이 고양이의 표정 역시 냉정하기만 한데 고양이는 주인을 닮는다는 걸 보여준다. 나중에 미셀이 고양이를 끌어안으며 '할퀴기라도 하지 그랬어' 라고 말하는데 이 영화의 유일한 유머코드이다.
보통 여성이라면 경찰에 신고하겠지만 어린시절 살인범 아버지탓에 경찰과 기자들에 시달렸던 그녀는 자신이 범인을 찾기로 결심한다.
추리영화를 많이 본 사람들이라면 이 영화 속 범인찾기는 식은 죽 먹기. 심지어 영화 중반을 넘기자마자 범인얼굴은 너무 빨리 밝혀진다. 단 주인공의 성적 욕망이 이 이외의 범인과의 관계에 변수로 작용하여 단죄를 망설이게 만들고 결국 평생 도움이 안 되었던 아들의 도움으로 범인은 요단강을 건너게 된다.
주인공 미셀은 피해받은 여성이긴 하지만 그녀 역시 불륜으로 자신의 친구에게, 심한 말로 주위 사람에게 상처를 준다. 하지만 그렇게 해야 직성이 풀리기에 - 이건 몹쓸짓을 저질러놓고 '그렇게해야 했다'라고 말하는 강간범과 닮았다 - 이제껏 살아온대로 계속 상처를 입힌다. 여성의 성적 욕망에 대해 도통한 감독답게 성폭력피해자이면서도 이면의 관계에 대해서 가학적인 호기심을 표출하는 미셀의 이중심리가 잘 묘사되어있다는 것도 영화의 훌륭한 점이다.
평소에는 선량한 이웃이었다가 난데없는 연쇄살인범이 되었던 아버지처럼 미셀 역시 본인도 어찌할 수 없는 가학적인 본성이 있음을 영화는 넌지시 보여준다. 이런 복잡한 면이 성폭력 피해와는 분리되어 관찰되기에 영화의 훌륭함이 더욱 빛이 난다.
영화속 미셀이 사는 큰 집은 좋긴 하지만 치안이 별로다. 경비원이 없는 개인주택의 한계랄까 밖에서 안이 훤하게 보이는 구조란 것도 치안에는 악조건이다. 영화의 끝부분엔 음흉한 고양이와 홀로사는 집 치안의 문제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영화이기도. .
이자벨 위페르는 진정 매력적인 스타이다. 홍상수 정도로는 이 대배우의 매력을 충실히 전할 수 없다 적어도 산전수전 다 겪은 폴 버호벤 정도 되어야 그녀의 가치를 알릴 수 있다.
여러 매력이 혼재되였다는 점에거 내 평점은 5점 만점에 4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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