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신성일 추모기사를 보고 있자니 나도 의외로 그의 영화를 많이 봤다는 생각이 들었다.
휴일 안개 겨울여자같은 고전적 인기물도 좋았지만 가장 내 맘에 드는 건 길소뜸.
이미 한창 전성기는 지난 가운데 만들어진 영화지만 이건 그의 잘 생긴 얼굴이 전혀 언급되지 않을 정도로 연기로만 승부하는 영화이다.
영화의 종반 자신의 아이임을 무참히 거부한 김지미가 승용차를 타고 u턴했다 다시 집 방향으로 트는 장면은 이 영화의 압권. 하지만 시종일관 후회와 아쉬움을 갖고 살아가는 신성일의 지친 얼굴도 인상적이다.
중간에 정치인으로 안 갔으면 좋았을텐데 그래도 방황하는 중년 연기를 꽤 오래 볼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레테의 연가도 기억 난다. 이문열의 원작이었던 영화에서 그는 상처입은 중년을 아주 잘 연기했다.
말년의 소란스러움이 있었지만..그만하면 아주 잘 산 것이다.
어느 누가 그 정도의 사랑을 받는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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